최근 독일 합계출산율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메르켈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가족정책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OECD가 발표한 보고서1)를 보면, 독일 합계출산율은 2014년 1.47명으로 증가세를 보여, 지난 1994년 1.24명 최저점에서 완만히 오르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 출산율이 이런 변화를 보이기까지 10여년이 넘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1990년 독일은 통일 이후 혼란의 시기를 거치고, 2005년 메르켈 정부가 수립되면서 부모 모두가 똑같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가족정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2007년에는 육아휴직 개혁을 통해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고, 대신 파트타임도 육아휴직을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아버지가 2달 육아휴직 할 경우 2달을 더 주는 보너스 제도를 마련해 남성의 육아참여를 독려했다. 파트타임 육아휴직에도 2년+2 조치가 취해졌다.

독일에서도 자녀 출산은 여성이 경제활동과 병행하기 어려워 기회비용이 높은 선택지이다.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 강하게 자리한 독일에서 여성은 전일제보다 파트타임으로 노동활동에 더 많이 참여한다. 게다가 만0~2세 영아는 가정에서 돌보아야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이 강해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메르켈 총리는 턱없이 부족한 보육시설을 확대해 영아의 보육시설 이용률을 높이고, 여성이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지 않도록 적극 나섰다. 독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전일제나 파트타임과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여성이 직장으로 복귀한 경우 보육시설에 맡길 수 있어 출산율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 물론 가정 안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도록 독일정부의 정책 지원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여러 면에서 닮은 독일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한국과 비교해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OECD 데이터를 참고해 정리해보았다.

 

그림 1. 독일의 합계출산율 변화추이(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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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독일의 2014년 합계출산율은 1.47명으로 인구대체수준인 2명을 밑돌고 있지만, 1994년 이래로 완만히 회복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8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2014년 1.21명으로 크게 바뀌지 않고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되고 있다(<그림1> 참고).

그림 2. 가족에 대한 공공지출(2013년, GDP 대비 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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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가족에 대한 독일 정부의 공적지원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러 있다. 이 규모는 독일 GDP 대비 3.03%이다. 독일 가족 지원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현금 지원이 1.1%, 서비스 지원이 1.07%, 세금우대조치로 0.86%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OECD 가족에 대한 공적지원 평균 총 2.43%보다 높은 수준이다(<그림 2> 참고).

그림 3. 산후유급휴가(2016년)(단위: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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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독일 메르켈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는 부모의 육아부문 중 산후유급휴가기간은 2016년 기준 14주이며, 지급률은 100%이다. 한국의 산후유급휴가 기간은 12.9주이며, 지급률은 79.5%로 독일보다는 낮은 수준이다(<그림 3> 참고).

그림 4. 자녀를 둔 독일 가정의 고용상태(201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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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독일 가정의 고용형태는 맞벌이 전일제보다 전일제와 시간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독일 맞벌이 전일제 가정이 22.2%인 반면, 전일제와 파트타임 고용형태는 39.5%이다. 이는 OECD 국가에서는 평균적으로 전일제 맞벌이가 41.4%로 높은 경향성과는 반대된다. <그림 5>를 보면, 2004년과 2014년 독일 가정의 고용형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독일 정부의 가족지원정책으로 전일제와 파트타임 가정보다는 맞벌이 전일제 가정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그림 5> 참고).

그림 5. 자녀를 둔 독일가정의 고용형태의 변화: 2004년 2014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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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그림 6. 독일과 한국 가정 젠더별 주요활동 시간분배(201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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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독일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의 유급노동시간이 길지만, 그 차이는 한국보다 크지 않으며, 가정 안에서 남성과 여성의 돌봄노동 시간도 각각 1.4%와 1.7%로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남성의 장시간 노동이 이어지고 있고, 가정 안에서 남성의 돌봄노동 시간은 여성의 돌봄노동 시간의 1/4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림 6> 참고).

그림 7. 만0-2세 영아의 보육시설 등원율(201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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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OECD Family Database

만 0~2세 영아들이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을 조사해보면, 독일은 2006년 13.6%였으나, 2014년 32.3%로 급등했다. 이는 메르켈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보육시설 확대 정책의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에서 보육료 지원이 확대되면서 영아의 시설 이용이 많아진 결과와 유사해보이나, 이 효과가 바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로 이어지지 않은 것과는 상반된다(<그림 7> 참고).

1) OECD, Dare to Share: Germany’s experience Promoting Equal Partnership in Families,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