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새사연이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였습니다! 새사연 연구원들은 연구를 잊은빈 시간을 어떤걸하면서 보낼까요?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한 템포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교훈도, 시의성도 없는아주 ‘사적인’ 글들이 7월 넷째 주 한 주간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편집자 주)

[새사연 여름기획특집]숨겨진 취향vol.4조미나, 최정은 산다는 건 조미나/새사연 청년혁신활동가’산다는 건 살아간다는 건계란과 치킨 사이의 어디쯤태어나서 날아보지도 못하고사우나에 팔리거나 백숙이 되거나산다는 건 살아간다는 건…’ ‘삶은 계란’ 이라는 곡이다. 이런 곡이 있었느냐고? 모르는 게 당연하다. 개뿔 유명하지도 않은 우리 밴드의 곡이거든. 밴드 이름은 “밴드처럼”. 밴드처럼 모여서 노(래하)는 궁상맞은 인간이 넷이나 모여 있다. 밴드라고 소개했지만 이름에서 보듯 밴드는 아니다.(음?) 아무도 몰라서 신비롭지만 알고 보면 신비로운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애매하고 아이러니한 위치는 삶의 오마주다. 어차피 산다는 것이 그렇지 않던가. 탄생의 순간부터 내 의지는 반영되지 않았고, 순간순간 삶으로 던져지는 상황은 늘 애매하고 아이러니한 선택장애로 이어지며 나를 안절부절 못하게 하지 않던가. 뱃속에서부터 내 의지에 상관없이 특정 음악을 듣게 되고, 언제든 손을 뻗으면 내 것 아닌 피아노와 신디, 드럼과 기타를 만질 수 있는, 나름 부르주아지 적(?) 환경에 놓였다. 조금 슬픈 건 그렇다고 내가 부르주아지는 아니더라는 것. 어쨌건 그래서인지 음악을 빼놓고는 내 삶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음악을 지어보고 연주해보는 주체적 위치에 나를 놓은 이유가 가끔 궁금하다. 노래 자체가 치유이기도 하지만 노래하고 연주하는 행위로 뭔가를 주고받는 것 같은데 아마 그건 자유롭다는 느낌인 것 같다. 일주일에 한번 이 사람들을 만나 음악을 가지고 웃고 떠들고 논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즐겁게 노래하고, 즐겁게 노래하지만 그 안에서 치유 받으면서 새로운 힘을 얻는다. 누구나 그러한 자유를 꿈꾼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누구에게는 영화와 뮤지컬, 누구에게는 댓글예배, 또 누구에게는 농장 경영(?)이라는 내밀한 취향으로 나타나는 것 아닐까?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삶에서 자유가 그리워 택한 게 하필 어린 시절 환경이 제공한 ‘음악’임을 지적하신다면, 그렇다. 역시 삶은 아이러니하다. 이런들 어떠하랴 저런들 어떠하랴, 결국 내가 즐거우면 장땡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위의 노래 ‘삶은 계란’ 의 링크를 제공해본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페이소스 가득한 노래로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즐거워지시기를 바라며.————————————————————————————-Memory, 그 때는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최정은/새사연 연구원하루 벌어 하루 먹고 지내던 대학원 시절, 삶의 여유를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지금의 남편이다. 극장판 영화만으로도 눈이 호사하던 때, 남편이 들이민 뮤지컬 ‘캣츠’는 그야말로 헤어 나올 수 없는 뮤지컬만의 매력을 전해주었다. 조명이 꺼지고, 귀를 사로잡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면서 막이 오른다. 그때부터 2시간은 화려한 무대장치, 그리고 배우들의 춤과 노래로 채워져 무대와 관객은 온전히 하나가 된다. 영락없이 고양이 표정과 행동을 하는 배우들과 꼬리를 흔들고 손을 잡으며 관객과 스킨십을 하는 고양이들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들만의 특별한 축제에 30여종의 젤리클 고양이들이 등장하면서 화려한 쇼는 끝없이 이어진다. 캣츠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대미를 장식하는 그리자벨라의 ‘메모리’ 노래다. “Memory, all alone in the moonlight~” 귓가를 맴돌며 가슴을 아련하게 하는 가사 말, 좋았거나 나빴던 지난 과거를 떠올리며 추억을 곱씹게도 하고, 그러면서 어김없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며 또 다른 희망도 품어보는 우리의 인생과 참 닮았다. 고양이들을 통해 보는 내 인생이랄까. 2004년에 만났던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팀이 새 단장을 해 올 여름 한국을 찾는다. 우리 동네의 귀염둥이 길 고양이 ‘엄지’에 푹 빠져있는 큰 딸과 함께 볼 예정이다. 갓 만7세가 된 큰 딸은 미리 DVD를 보며 예습도 해놓았다.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