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취향 vol.1

By | 2018-07-02T18:30:14+00:00 2014.07.21.|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새사연이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였습니다! 새사연 연구원들은 연구를 잊은빈 시간을 어떤걸하면서 보낼까요?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한 템포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교훈도, 시의성도 없는아주 ‘사적인’ 글들이 7월 넷째 주 한 주간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편집자 주) [새사연 여름기획특집]숨겨진 취향vol.1강세진, 김수현, 김승한 정주행은 기본, <덴마> 따라잡기 강세진/새사연 이사 네이버 웹툰 <덴마>는 흐지부지, 조기종결의 화신 양영순이 햇수로 무려 5년을 연재 중인 작품이다. ‘특수능력을 지닌 악당 덴마가 꼬마의 몸에 갇혀 우주택배 업무를 하며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이야기…’라는 담벼락 글과 유아틱한 썸네일을 보고 돌아서면 반드시 후회한다. 일부러 독자를 늘리지 않으려는 양형의 술수(?)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묘미는 정신없이 스토리를 따라 가다 보면 처음 보는듯한데 낯익은 누군가가 등장하여 다시 앞부분을 뒤적이면 요놈이 2년 전 에피소드에서 잠깐 등장했던 엑스트라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스토리가 어려운 건 아닌데 한 번 봐서는 알쏭달쏭하고 여러 번 읽어야 제대로 파악이 가능하다. 대사를 지닌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서로 씨줄과 날줄로 엮여 있고 몇 년 전의 사소한 소품이 현재 에피소드의 복선(독자들은 떡밥이라고 함)임이 드러나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2년 전에 이걸 그리면서 참말로 지금 이 장면에 등장시키려고 미리 플롯을 짰단 말인가. 정주행 한 번에 캐릭터와 캐릭터의 사연을 익히고, 정주행 두 번째에 시공간의 어렴풋한 윤곽을 이해하고, 정주행 세 번째에 각 에피소드의 전후관계를 조금씩 파악할 수 있다. 부작용은 네 번째 정주행부터는 모든 선 하나하나가 떡밥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써 놓고 보니 무진장 어려운 만화처럼 여겨지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는 어렵지 않다. 양영순 특유의 아기자기한 개그와 깔끔한 그림체가 어우러져 가볍게 볼 수 있다. 가끔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덤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였던 ‘파마나의 개’에서 출발한 <덴마>는 지금 2부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콴의 냉장고’가 진행 중이다. 지난 7월14일 게재된 ‘콴의 냉장고’ 175화는 전체 스토리의 710화에 해당한다. 점점 여러 떡밥들이 떡밥이었음을 커밍아웃하면서 스토리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짐작이 들지만 장담할 수 없다. 독자의 모든 예상을 빗나가게 하는 <덴마>이니까. 독자들의 수많은 예상과 그 예상이 틀렸다는 것이 드러날 때의 쾌감(?)을 느껴보는 것도 자그마한 재미이다. 댓글을 놓치지 말자. 여름밤, 잠 못 이뤄 뒤척인다면 <덴마>가 좋은 친구가 되어 줄지도 모른다. 그럼 명대사를 끝으로… “목표가 생기면 무작정 달려들어야지. 실패를 두려워 할 여유 같은 건 없을 때니까.” – <야엘 로드> 편에서 ————————————————————————————12명의 성난 사람들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히 오래된 흑백영화의 경우 지금과 다른 화면 때문인지 졸거나 영화 보기를 포기할 때도 종종 있다. 하지만 화려한 화면은 없지만, 내용과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을 무기로 한 흑백영화들 중에는 지금 봐도 충분히 즐겁고 감동적인 영화들도 많다. “12명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en)”도 그런 영화 중 하나이다. 1957년에 나온 이 영화는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을 배경으로 한 흑백영화이다. 법정 영화이지만 주인공은 변호사나 검사, 판사가 아니다. 12명의 배심원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영화는 판사를 앞에 두고 검사와 변호사의 최후변론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검사는 한 소년을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12명의 배심원들은 지금과 같이 무더운 여름 이 소년의 유죄와 무죄를 결정하기 위해 조그만 한 방에 마주앉는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졌으며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배심원들 대부분은 처음에는 이 재판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방은 검사의 의견을 따라 유죄가 확실하다는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어떤 이는 얼른 이 살인자를 유죄 판결하고 야구를 보러 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만장일치로 하나의 의견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명의 배심원이 소년의 무죄를 주장한다. 그는 증거와 증언들을 검토해 보았을 때 소년이 살인범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며 다른 배심원들과 대립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배심원들은 스스로 재판에서 다루었던 증거와 증언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가진다. 이 영화는 우선 재미있다. 50년도 더 된 이 흑백영화는 방이라는 한정된 공간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리메이크되고 패러디된 것은 이 영화의 내용이 그만큼 우수하고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과는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을 담보로 서로 대립하고 설득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민주적인 토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나 자신은 이 12명 중 어떤 사람에 가까울까?”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도 이 영화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일상찍기김승한/새사연 인턴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접해 본 사진기는 이제 내 인생에 있어 일종의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었다.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보며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나이에 나는 사진 찍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시골 마을길을 방황한다. 방황이란 표현이 딱 적당하다. 이렇다 할 목적지가 없으며 필요하지도 않다. 시골 마을길을 구석구석 다니며 상쾌한 공기와 자연을 마음껏 느끼다가 시선을 끄는 대상 앞에 멈춰 선다. 카메라를 통해 그 대상을 마음껏 표현해낸다. 대상 자체에 대한 객관적 묘사도 좋으나 내 느낌, 생각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사진 찍기의 재미를 더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와는 다르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다 담을 수 없는 사진 찍기의 묘미가 존재한다.내가 선택한 여행지가 복잡한 도심 한 가운데든, 차 한 대 없는 한적한 시골이든, 사진을 통해 그 순간 내가 있는 위치와 시간 같은 객관적 사실부터 그 순간의 내 감정과 느낌을 모두 생생하게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다. 지치고 힘든 우리 삶에 달콤한 휴식도 좋지만 사진을 찍으며 힘든 삶 자체를 간직하고 즐기는 것 또한 여유롭게 삶을 사는 방법이 아닐까.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많이 바빠져서 사진을 찍으러 나갈 여유를 갖지 못했다. 이렇게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야 말로 잠시 쉬어가며 내 생활을 정리하기 딱 좋은 시기일 것 같다. 혼자가 되어도 좋고 친구 한 두 명이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올 여름엔 산이든 바다는 사진기를 매고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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