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토마 피케티의 책은 우리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 안에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이들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단순히 몇 백명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전체, 아니 세계 전체의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거라고 하면 얼마나 끔찍할까?장기적인 위기의 징후 피케티는 몇십 후의 일은 아무도 “수학적 정확성”으로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장기 통계를 통해 아이들의 앞날에 “레미제라블”을 연상케 하는 19세기말의 상태가 펼쳐질 거라고 얘기하고 있다. 한 마디로 β=W/Y (한 나라의 순자산, 부를 1년치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이 80년대 이후에 치솟고 이들 자산의 수익률(r)이 일정하다면 자산소유자(자본)가 가져가는 몫(α=rβ)이 점점 커질 거라는 얘기다. 피케티의 무기는 자본주의 300년 역사 동안 주요 선진국의 β, r을 추정한 장기 통계다. β는 19세기 말에 600-700%로 가장 높았고 두 번의 전쟁과 대공황 시기에 200-300%로 떨어졌다가 80년대 이후부터 다시 치솟아서 이제 19세기 말 상황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그림1 참조) 또한 r은 전 기간 동안 4-5%로 일정했다(그림2 참조).더욱이 피케티는 장기적으로 β가 s/g(저축율을 경제성장율로 나눈 값)에 수렴할텐데(경제학적으로 말하면 steday state에 도달하는 것) g는 점점 더 떨어져서 기껏해야 1.5%정도에 머물 거라고 추정한다. 무엇보다도 인구성장율이 점점 떨어져서 급기야 마이너스가 되면 경제성장율이 높을 수가 없을 것이다. 즉 α=rβ=r*s/g인데 r과 g의 격차가 커지면 자본 몫(α)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래서 요즘 언론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r-g의 값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그림2 참조). 피케티의 또 하나의 업적은 이런 상황을 기초로 해서 소득분위별 소득과 재산의 추이를 추적한 것이다. 국민계정 통계와 세금 자료를 엮어서 장기 통계를 추정했는데 현재 대체로 상위 10%가 순자산의 70%를 소유하고 있고, 더 나아가 1%가 그 반인 30-40%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그림3 참조). 자산과 소득의 상위 집중이 점점 더 커지면 당연히 정치와 사법부까지 부자들이 마음대로 뒤흔드는 유럽의 “벨 에이포크”, 미국의 “도금시대”가 부화할 것이다. 한편 피케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암살하는 상황이다.피케티는 이런 장기 통계를 바탕으로 경제학의 주류 이론을 비판한다. 1950년대부터 미국에서 만개한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은 피케티의 장기 역사에선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쿠즈네츠의 역 U자 가설(“자본주의 초기에는 분배가 악화되지만 어느 선을 지나면 분배가 개선될 것이다”)이 바로 그렇다. 실제로 1980년대 이후에는 분배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으니까요. 즉 당시(전후 1970년대까지)의 분배 개선은 두 번의 전쟁과 대공황으로 인한 자본의 물리적 파괴, 최고세율 90% 이상이었던 누진소득세, 나아가서 강한 금융규제 등 때문에 분배 개선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80년대 이후에는 정반대의 정책이 사용되었다. 또 모딜리아니의 “평생주기 저축 가설”(“사람은 평생을 고려해서 소비와 저축을 결정한다. 주로 노후의 삶을 위해 저축을 하기 때문에 사망 시점이 되면 자산 0인 상태가 될 것이다”)도 비판받는다. 80년대 이후 어떤 사람의 재능이나 노력보다는 누구의 아이로 태어났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상속 재산에 의한 “세습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의 본질에 가깝다. 나아가서 생산에 기여한 바 대로 보수를 받을 거라고 주장하는 “한계생산력설”, 교육과 노력에 의해 성장률이 결정될 거라는 “인적 자본론”로 모두 비판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러하듯이 교육이 사회이동의 통로가 되기는커녕, 벽이 되고 있다. 적어도 장기 통계로는 그의 주장을 반박할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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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노동’은 공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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