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생활인을 위한 연구’라는 모토의 실현을 위해 일상과 사회를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보고서, ‘새/일/상’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새/일/상’은 ‘일상 새롭게 들여다 보기’의 줄임말로서, 생활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보다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새/일/상’은 기존의 새사연 보고서들과는 다르게 홈페이지에 전문 게재됩니다.(편집자 주) 장면 1.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내용[그림 1]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관련 포털 기사들포털에 ‘박근혜 정부 규제개혁’으로 검색을 하면 매우 많은 기사들이 쏟아진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그 기세가 약간 꺾이기는 했지만 ‘규제완화’가 박근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장면 2. 손톱 밑 가시? 박근혜 정부에서는 규제완화를 위해 작년 9월 ?민간합동규제개선추진단?을 만들었고 올해 3월 101건의 ‘손톱 밑 가시’를 척결했다는 성과보고를 했다. 그럼 그 내용을 살펴보자. [표 1]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기업현장애로 개선방안』1? 공장을 위해 공원에 도로내기? 상수원보호구역 공장 허용「수도법 시행령」에 대한 유권해석에 따라 상수원보호구역이 지정된 지역에 이미 설립된 공장의 매수인 및 경락인 등에 한하여 공장 증설 허용?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완화[그림2]『기업현장애로 개선방안』 보고 中 공장을 위해 공원에 도로내기 위의 표와 그림에서 보다시피 내용 대부분이 공장건설과 지역 개발을 위한 규제완화로 환경과 안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기본 규제들을 앞장서서 없애고 있다. 장면 3.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 “이명박 정부 대불산단 전봇대 뽑아”“이명박 대통령 하루 200대 톨게이트 개선” 혹시 위와 같은 뉴스 타이틀을 기억하시는지.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가 ‘손톱 밑 가시’로 바뀌었을 뿐,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 뽑기’의 실상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의 실현이 대부분이었고, 그 결과 이명박 정부 기간 내내 대기업집중과 토지 개발, 수도권 집중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으며, 각종 안전사고들이 현재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표 2]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 뽑기’ 관련 내용 ? 법인세 인하 → 대기업 대규모 감세? 제 2롯데월드 허가 →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 사고 등 안전성 문제 심각?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 대기업 문어발식 확장 및 골목상권까지 침입? 개발제한구역 해제 → 토지이용 규제완화와 4대강 사업추진? 방송 산업 진입규제 → 종편 허용 장면 4. 규제완화의 탈을 쓴 의료민영화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박근혜 정부도 규제완화를 계속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다르게 정부는 규제완화를 앞세운 의료민영화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월 20일 발표된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진단용 의료기기를 쉽게 허가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했고, 의료광고에 [표 3]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中 의료민영화 관련 내용? 체외진단분석기용 시약 허가절차 간소화? 체외진단분석기용 시약 임상시험방법 개선? 의료광고 규제방식이 포지티브(Positive System)방식에서 네거티브(Negative System)방식으로 개선? 혈압계 검정절차 간소화? 체외진단분석기용 시약 물질보건자료 작성?비치 의무 면제? 의료기기 전파관련 인증절차 개선 관한 규제 역시 대폭 완화됐다. 이뿐이 아니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에 제출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규제개혁 종합건의』에서는 핵심 10대 규제개혁과제 중에 의료민영화에 관한 규제내용이 다음과 같이 4개에 달한다. [표 4]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규제개혁 종합건의』 중 ? 도심 숙박시설 부족 해소를 위한「관광진흥법」 → 메디텔허용, 추진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힘?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의료법」개정 → 의료법 개정없이 상반기중에 가이드라인으로 하겠다고 시도 중? 의사- 환자간 원격진료 가능하도록 「의료법」개정 → 시범사업 후 추진계획 발표함 장면 5. 의료광고 전성시대 여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의료광고 규제완화이다. 의료를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료민영화는 2005년 참여정부시절 처음 제기되었고 그 이후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쳐왔다. 하지만 사소한 것으로 보였던 규제들은 서서히 없어져 왔고, 대표적 사례가 2007년에 통과시킨 의료광고 허용이다. 그 결과는? 의료광고는 죽어가던 광고시장의 단비가 되었다. 지하철, 버스, 인터넷에 가장 많은 광고는 의료광고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 달 만에 10키로 감량”, “팔자주름 한번 치료로 90살까지”, “수술 다음날 출근 가능” 등등 과장 허위 광고가 넘쳐나고 성형과 미용은 이 시대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번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는 그나마 내용과 방법을 할 수 있는 몇 가지로 정해놓았던 것을 일부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의료광고의 홍수 속에 생활하게 된 것이다. 의료광고를 허용하자 너도나도 광고를 시작했고 성형이나 비만을 넘어 당뇨, 고혈압, 감기와 같은 필수 치료과목까지 광고에 가세했다. 그 결과, 광고는 디폴트가 되었다. 광고를 하면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다. 그 효과는? 광고를 해야만 하는 의료기관도 힘들고 그 비용을 온전히 담당해야 하는 환자도 힘들다. 더 큰 문제는 과장, 허위 광고로 인해 환자 안전마저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심각한 성형수술? 및 다이어트 후유증, 다른 나라의 몇 배가 넘는 검진과 수술 등은 과도한 의료광고가 초래한 결과이다. 이런 것이 규제완화의 본질이다. 규제는 불필요한 걸림돌이 아니라 사회의 안전, 공정, 환경,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기본 규율이다. 기업과 고소득층이 정당한 세금을 내고, 공장이 기본 안전설비와 작업 환경을 준수하고, 선박회사가 안전을 위해 선박관리와 운영의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 등은 손톱 밑 가시가 아니라 이 사회의 ‘생명줄’인 것이다. 의료는 어떠한가? 환자들은 내가 MRI를 찍어야 하는지, 갑상선 암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다. 약을 먹으라면 먹어야 하고 수술을 받으라면 받아야 한다. 돈도 매우 많이 든다. 생명에 필수적이면서도 스스로 알아서 ‘현명한 소비’를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는 공공이 돈을 대고, 공공이 합리적 시스템을 만들어서 공급한다. 이를 시장에 맡기면? 미국과 같이 국내 총생산량의 18%를 의료에 쓰면서도 보험적용을 받지 못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5천만명에 달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민영화가 가져올 한국의 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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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