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현실에서 연구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연구 목적을 찾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바로 새사연이 지향하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공존공생’은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며, 협동조합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팟캐스트입니다. 미디어콘텐츠창작자협동조합(MCCC)이 제작하고,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이수연 연구원과 한겨레 신문의 박기용 기자가 진행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장보고서 – 공존공생이 만난 협동조합’은 팟캐스트‘공존공생’을 통해 만나본 협동조합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한국 최초로 팬클럽을 가졌던 대중가수는 누구일까? 오빠부대를 끌고 다닌 최초의 가수는 남진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인 팬클럽이 결성된 최초의 가수는 조용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렇다면 한국 최초로 팬협동조합을 가졌던 가수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전에 아마도 “아니, 팬협동조합이라는 게 있어?” 라는 질문이 튀어 나올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 최초의 팬협동조합은 2013년 7월 창립총회를 연 인디밴드 허클베리핀의 팬협동조합 되시겠다. 바로 허클베리핀팬협동조합이다. 팬클럽이 아니라 팬협동조합이라고? 허클베리핀은 인디밴드이기는 하지만 단순하게 ‘인디밴드’라고만 부르기에는 아쉬운 밴드이다. 허클베리핀은 한국 인디밴드나 모던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밴드로, 이는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 수상과 경향신문 주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두 개의 앨범이 수록되는 경력으로 증명된다. 무엇보다도 듣도 보도 못한 ‘팬협동조합’이라는 것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대단한 면모를 지닌 밴드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공존공생과의 인터뷰 자리에는 허클베리핀의 리더 이기용씨와 팬협동조합의 백으뜸 이사장이 함께 해주었다. 백 이사장은 팬협동조합이 결성되기 전부터 이미 허클베리핀의 팬클럽 회장이었다. 2010년 음악축제에서 허클베리핀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이후 3개월 만에 팬클럽 회장이 되어서 현재까지도 그 역할을 계속 해오고 있다. 백 이사장은 여전히 허클베리핀의 공연을 보러 가면 잠시 숨이 멈출 만큼 좋다고 말하며 ‘팬심’을 자랑한다. 허클베리핀팬협동조합은 “허클베리핀이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그들의 음악적 결과물을 (약간의 할인을 받아) 아주 오랜 시간 즐기는 것, 외부적으로는 대중음악 발전의 촉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정관에 밝히고 있다. 현재 조합원 수는 53명으로 이 중 3분의 2는 허클베리핀의 팬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허클베리핀의 지인들이라고 한다. 조합원들은 출자금 1만 원과 조합비로 매월 1만 원을 납부한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오래도록 듣기 위해서 그런데 팬클럽도 있으면서 왜 굳이 팬협동조합을 만든 것일까? 둘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백 이사장은 이렇게 답한다. “굳이 협동조합으로 만든 이유에 대해 아주 근본적인 대답을 하자면,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이 구조적으로 기형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죠. 아이돌 음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대형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진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살아남기 힘든 구조이죠. 밴드들은 생활 자체가 안 돼요. 그런데 그런 구조적 문제를 저희가 지금 당장 바꿀 수는 없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결국 밴드의 활동을 금전적으로 지원할 필요를 느꼈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팬클럽보다는 협동조합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팬협동조합은 허클베리핀의 음악 작업실 월세로 한 달에 3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백 이사장은 솔직히 협동조합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조합원 중에서도 사실 협동조합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다고 한다. 모두가 계속해서 배우면서 협동조합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허클베리핀 밴드의 구성원들에게도 협동조합은 낯선 존재라고 한다. 한 번은 공연 중에 팬협동조합을 소개한다는 것을 실수로 ‘팬노동조합’이라고 말해서 공연장 분위기가 이상해진 적이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도 여전히 ‘조합’이라고 하면, “그거 혹시 파업하고 그러는 과격한 곳이냐?”, “사회주의 그런 거 아니냐?” 하는 반응이 돌아온다고 한다. 이렇듯 아직 협동조합이 낯설지만, 그럼에도 백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하면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생각도 들고, 팬클럽과는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팬협동조합의 사업계획에는 작업실 월세나 음반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공연 기획, 상품 제작 및 판매 등도 담겨 있다. 이러한 활동에 있어서는 임의 단체인 팬클럽보다는 법인 형태의 협동조합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한다………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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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존재의 의미가 되어준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