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호] 복지 예산 100조 시대, 새해엔 나와 내 이웃도 안녕하고 싶다

By | 2018-06-29T17:03:26+00:00 2014.01.15.|
     
 

 

두 자녀를 둔 30대 중반 직장맘인 나는, 올해는 ‘안녕’할 수 있을까싶어, 확정된 나라 살림살이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에 눈과 귀를 쫑긋 세워보았다. 새해를 넘겨서야 정해진 예산, 그 중에서도 복지예산 106조원과 박 대통령의 신년사에 24번이나 등장하는 ‘경제(활성화)’에 눈길이 갔다.


복지예산 100조 시대, 만족스러울까?

사실상 올해 예산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얼마나 지키는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특히나 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내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였다며, 노인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총 진료비 국가부담, 국가 책임 무상보육 등 굵직한 복지정책들을 내걸면서 진정성을 강조해왔다. 물론 복지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새 정부의 공약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박근혜 정부의 1년은 정말 실망 그 자체였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새 정부가 약속한 복지정책들은 줄줄이 파기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에 제안된 정부 예산안을 통해서도 복지공약 후퇴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새 예산에서 유, 초등 자녀를 둔 입장에서 무상보육이나 초등 방과후 돌봄에 다행스러운 대목도 눈에 들어온다. 말뿐인 무상보육을 현실화하기 위해 국가의 재정분담률이 애초 예산안보다 5%p 올라 15%p로 상향조정되었다. 물론 지방정부의 추가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무상보육 갈등의 불씨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박 정부의 또 다른 공약인 초등 방과후 돌봄에 국가 예산 1,008억원이 배정되면서 불투명했던 정책이 조금은 가시화되었다.

이렇듯 어렵게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복지의 양적인 확대가 양질의 복지마저 담아내지 못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무상보육 시대에 보육교사의 노동권은 처우개선비 2-3만원 인상에 기대는 수준이며, 초등 방과후 돌봄은 전국 전 초교 전면화 공약에 맞춰 돌봄교사의 처우개선이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노동현안과는 연계되지 못했다. 오히려 저소득 자녀들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지원에 영향을 주면서, 학교 안 돌봄 확대가 저소득 자녀들의 돌봄마저 어렵게 할 처지다.


경제활성화, 내 삶은 나아질까?

박 대통령의 신년구상에도 핵심 공약이었던 ‘복지나 경제민주화’는 사라지고 ‘경제’가 수십 번 등장한다. 새 정부의 가시적인 성과 지표로 국민소득 4만달러와 고용률 70%, 잠재성장률 4%가 제시되었다. 이 구상은 복지나 경제민주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민영화에 기초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알다시피 철도민영화나 의료민영화는 국민의 반대가 극심한 사안이다.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은 장기간 철도파업의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갓 설립된 KTX 주식회사는 상당수를 외주인력으로 채울 방침이며, 운영이 어려운 노선은 민영화해 철도 이용권을 해칠 우려마저 높다. 의료민영화 역시 규제완화를 통해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환자의 자부담만 키워 국민의 의료 복지를 해칠 수 있다.

이제라도 새 정부는 이 사회에서 개개인의 형편이 왜 더 이상 ‘대박’날 수 없는지 성찰해야 한다. 글로벌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쌓여가도 국민 대다수의 가계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고용율 70%를 달성한다고 한들 비정규직 일자리에 불안한 노동자들만 늘어나고, 잠재성장률 4%가 되어도 가난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에 대한 해법을 담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말한 복지국가는 공약 몇 가지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책의 면면에 99% 국민을 생각하는 복지의 철학을 녹여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의 새 예산이나 경제구상 어디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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