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수업 후기는 2기 수강생, 2조 수업도우미 성유진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합니다.



2강은 <2013 국제사회적경제 포럼>에 대한 안내와함께 시작되었습니다. 11월 5일 ~ 7일 동안 서울시 신청사에서 “협동의 발견”을 주제로 진행이 되는데요, 사회적경제학교 수강생의 경우 신청 시 세션참여기관에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등록할 경우 등록비를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사회적경제학교에서 다루게 될 주제 중 기업과 해외사례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정태인 원장님께서 강추해주셨습니다. (참고: http://www.gsef2013.org/ )

지난 1강에 이어서, 정태인 원장님께서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도록 협동을 이끄는 사슴사냥 게임으로 조건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무엇인지 강의해주셨습니다. 협동이 이루어지는 조건을 생존을 위한 생물의 이기성이 협동의 형태로 발현하는 경우에서부터 도구, 언어를 통한 분업을 통해서 보다 복잡하게 이뤄지는 인간 사이의 협동까지 다뤘습니다. 저는 노박이 제시한 다섯가지 협동의 조건이 일종의 ‘인간류’의 진화를 반영하는 협동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봤습니다. 인간 협동의 조건에는 항상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인 대 개인의 관계라면 언제나 이기적 행동을 하는 쪽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나, 관계가 지속될 경우 그러한 이기적 행동에 대해서 직접적인 응징이나, 사회적 응징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다보면 협동하는 사람 주변으로는 사람이 모이지만, 배반하는 사람 주변에는 사람들이 멀어지게 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더 큰 단위에서 집단 대 집단의 관계를 봤을 때에는, 이타적인 사람이 많은 집단 안의 협동을 촉진하며 더 잘 살아남습니다. 물론 이 때 집단이 배타성이 너무 높을 경우에, 스스로가 만들어둔 한계에 같히는 ‘lock-in 효과’로 인해 사회 전체적으로 다같이 몰살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노박이 수학적으로 분류한 다섯가지 협동의 유형을 통해서 혈연관계가 가까울 수록, 어떤 사람을 다시 만날 확률이 높을수록, 사람들의 평판이 잘 알려질수록, 만나는 주변 사람이 적을수록, 집단의 구성원이 적고 집단의 수가 많을 수록 협동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런 조건들을 활용하고 반영하여 협동을 유돠는 사회규범, 법률, 제도, 네트워크를 만들어내야겠죠. 그리고 이러한 시도들은 결과적으로는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자아내고, 그 자체로 사회적 자본이 됩니다. 이때의 신뢰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이 공동체의 보편적 규범을 따라 협동할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신뢰 또한 인간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를 전제하고, 공동체라는 테두리 없이는 가능한 개념이 아닙니다. 오늘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공정성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상호성의 원리를 통해서 연대라는 목표를 추구하는데, 이것을 사회적 경제만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의 과제로 만들어내는 것이 당면한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성의 원리를 물질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협동을 학습할 수 있는 규범과 제도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은경 연구원께서는 ‘진화심리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통해서, 인간의 몸과 의식, 사회제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강의해주셨는데요, 진화심리학은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킴으로써 인간의 행동은 물론 본성을 변형시키거나 촉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윈 이후의 생물학적 베이스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설명하는데, 인간의 본성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되고 그중 가장 큰 본성은 ‘사회적 존재’라는 데서 출발합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본성이 유연하고 적응적이며, 도덕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물론 이는 비도덕적으로 인간 본성을 진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진보가 진화심리학을 공부해야만 할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2강 끝무렵에는 처음으로 조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 2조는 주어진 질문들을 두고서, 협동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것인지에서부터, 협동을 통한 이익 추구는 합당하지 않은 것인지, 협동을 통해서 이익을 추구하되 그것을 나눠 갖는 방식에서 평등성을 강조해야 하는 것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상 밖으로 번져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어렵게 진화심리학을 통해서 설명을 들었지만, 우리는 이미 직관적으로 스스로가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공공 이성’을 활용하여 소통하고 합의함으로써 실재적으로 의미가 있는 연대를 이끌어내고자 궁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만나기 힘든 동지들을 이어준 사회적경제학교의 존재가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

제 나름대로 2강의 수업 내용을 정리해보았는데, 틀린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토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