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있다. 올 여름에 가장 기억되는 뉴스는 매일 갱신되는 무더위 기록과 전력수급 위기였다. 동남아와 같아진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무더운 장마가 계속 되었고 남부지방은 펼펄 끓었다. 연일 계속되는 최고온도 갱신과 전력난 보도로 학교마저 냉방을 할 수 없어 개학을 연기하기까지 했다.




흔히 기후변화와 질병은 빈부를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야 말로 가장 불평등하다. 올 여름 유행했던 설국열차는 이를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현실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등 선진국과 기업, 부유층들이 지구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변화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불평등하게 전가된다. 그 매카니즘을 살펴보자.




저소득층은 일차적으로 냉방이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다. 주거공간은 훨씬 더 심각하다.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열섬현상이 발생한다. 빌딩숲과 녹지부족, 에어컨 과다사용으로 도심은 뜨거워지나 취약계층은 할렘화된 취약한 지역에 몰려 살게 되고 여기는 가장 덥고 지저분한 지역이다. 여기에는 독거노인, 저소득층, 빈곤 아동들이 주로 거주하며 기본적인 냉방 에너지를 구입할 여력이 없다. 여기에 취약한 주거시설은 에너지 비효율을 높여 같은 돈으로도 훨씬 비효율적인 냉난방을 할 수 밖에 없다.




기본 냉방을 제공하는 시설의 감소는 기후 취약계층에게 또 다른 차별로 작용한다. 공기관, 학교, 시설을 중심으로 우선 줄여야 하는 전력수요는 취약계층이 갈 수 있는 휴식처를 뺏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건강수준이 낮은 취약계층에게 더위는 질병을 야기한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만이 아니라 면역력과 체력을 약화시켜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보유 질환이 악화된다.




설국열차는 많은 상징들을 담고 있는 영화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홍수 시절 인류를 구원했던 노아의 방주가 증기기관차로 변했다. KTX도 아닌 증기기관차는 산업혁명의 상징이며 모든 동물이 두 쌍씩 사이좋게 지냈던 노아의 방주에 비해 꼬리칸부터 엔진칸까지 철저하게 계급으로 구성된 사회이다. 영화의 상당부분은 꼬리칸에서 엔진칸으로 전진하는 계급투쟁의 모습을 그려낸다. 하지만 본질은 열차 밖에 있었다. 열차 밖의 세상은 존재했으며 심지어 더 따뜻하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세상이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산업혁명을 거치며 폭주해온 역사의 결과물이다. 역사의 성과물은 선진국과 부유층이 독점했지만 그 폐해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등 저개발국가와 저소득층에게 집중된다. 우리는 계속 기차를 달리게 할 것인가? 기차가 멈추지 않고 기후문제와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이 있을까? 설국열차의 파국은 선진국 기술자들이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무기를 작동한 순간 시작된다.




저소득층의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건강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즉각적인 대책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에서 노력하면 가능한 일들이 많다. 하지만 열차자체를 멈추고 다른 대안을 찾지 않는 이상 꼬리칸의 현실과 기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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