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신이 재림했던 박근혜 정권 6개월 ③ 드러나는 유신본색

By | 2018-06-29T17:03:33+00:00 2013.08.29.|

드러나는 유신본색 

박근혜 정권 6개월, 그 본연의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아버지의 공안통치수법을 그대로 따르려는 박근혜 대통령은 제왕적 통치구조를 구축하고 국민의 민의를 일고의 미련도 없이 외면하고 있어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1. 장관급 경호실장 

박근혜 정부의 주목점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 경호실장에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해 경호에 큰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비서실장, 안보실장과 함께 경호실장의 비중을 높여 ‘3실 체계’를 구축하였다. 군은 원거리 경호를 책임지고 근거리 경호는 경찰이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군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이 대통령을 경호한 것은 박흥렬 실장이 사상 최초이다. 

대체 대통령 경호실은 어떤 일을 하는가? 대통령 경호실은 대통령과 직계가족과 퇴임 7년이 되지 않은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 그리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수반과 그 외 국가주요인물들을 경호한다고 한다. 

이 경우, 대통령의 안위를 책임지는 경호실은 대통령의 행적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정상의 행적에도 관여할 수 있어 단순 “경호원들의 모임”으로 보기 어렵고 권력의 요직으로 보아야 한다. 일례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판문점을 방문하려 할 때, 대통령 경호실에서 “불가” 입장을 결정할 수 있으며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지역으로 해외순방을 가려할 경우에도 ”이스라엘과 시리아 이란은 불가“등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 

실제로 유신말기에 차지철 경호실장, 전두환 정권 시절의 장세동 경호실장 등은 대통령 경호실장으로서 권력의 2인자로 불리며 막강 권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 5.16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는 가장 믿을만한 군부 핵심측근을 자신의 경호실장으로 배치해 1979년 10월 26일, 비밀 가옥에서 시바스리갈 양주병을 앞에 두고 술을 마시다 김재규의 총탄에 생을 마감할 때에도 대통령 경호실장이던 차지철이 동석해 있었으며 그도 함께 황천객이 되고 말았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경호실장의 지위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무현 정부 시기에 차관급이었던 대통령 경호실장의 직책을 장관급으로 승급시켰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2월 8일, 정치권에선 “양친이 테러로 사망한 만큼, 박 당선인이 경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해석이 나왔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대통령 경호실장의 권한과 지위가 높아지는 것은 군부독재시절의 관행이다. 진정한 경호는 몇몇 경호원들의 감시가 아니라 국민적 지지와 성원의 힘으로 지탱된다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남긴 피의 교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를 따라만 할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남긴 피의 교훈을 되새겨보아야 한다. 

2. 막가파 국정원의 정치개입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국가정보원의 월권현상이 매우 심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에 군부출신의 남재준을 임명하며 “막가파 국정원”을 예고하기는 했지만 남재준 국정원장은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걸맞지 않게 민감한 정국에 거리낌없이 뛰어들어 군부가 정치의 전면에 나선 유신정치를 재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국정원 대선불법개입에 대한 국정조사가 한창인 6월 24일에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대화록을 공개하는 사상초유의 일을 벌이며 국정원 부정선거 논란을 물타기하고자 하였다. 

원래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어야 하나 국정원은 당시 정상회담 대화록을 국정원이 받아썼으므로 국정원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억지논리를 끄집어내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공기록물로 일방적으로 간주해 공개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였음에도 노무현 정부는 그 대화록에 의거하더라도 “NLL 등거리 어로구역”을 구상하는 등 NLL을 무시한 처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재준 국정원장은 8월 5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NLL 포기”라고 자의적으로 규정하며 정국의 전면에 나섰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정국의 주요한 고리의 전면에 나서 정치개입을 하던 행위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없었으며 지난 유신시절, 중앙정보부장이 하던 행동과 다름없다. 남재준의 월권행위는 유신재림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징표인 것이다. 

3. 정신나간 계엄령 개정안 발의 

나아가 박근혜 정권은 군부독재의 전매특허인 “계엄령”을 언급하기에 이르고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핵심인물인 김재원 의원이 7월 22일, ‘계엄령’을 손질하는 계엄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김재원 의원의 발의에 새누리당의 문정림, 이한성, 최봉홍, 이운룡, 윤명희, 경대수, 주호영, 권성동 의원이 이름을 올렸으며 민주당의 김우남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황급히 취소하였다. 

계엄은 바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일부 제한하고 행정 및 사법절차를 군에 이관하는 제도다. 

김재원 의원은 “마지막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33년의 세월이 지났고 민주정치가 지속되고 있어 계엄과 같은 국가긴급권은 평상시에는 필요 없는 제도처럼 존재하지만 세상의 흐름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고 북한의 전쟁 위협도 상존하고 있어 계엄이란 국가의 비상수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위협이 상존” 한다거나 “북한의 도발책동이 계송 강화되면서 국지전이 벌어질 수 있다”거나 “그렇게 됐을 경우 경기북부와 강원도 일원에 계엄을 선포해야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계엄법 개정안은 과도한 국가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조처라는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기는 하다. 계엄 기간의 제한이 없는 현행 계엄법에서 계엄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요건에 맞으면 이를 다시 6개월간 연장할 수 있다고 고쳤다 한다. 또한 계엄 이후에도 계엄사령관이 거주·이전 및 단체행동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릴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으며 계엄이 해제된 뒤 1개월간 군사법원이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삭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계엄법을 이렇게 손질하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때 박근혜 정부가 유사시 계엄령도 고려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김재원 의원의 계엄령 개정안 발의에 누리꾼들은 ‘국정원 촛불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재원 의원은 8월 4일, 일단 최근 발의한 계엄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적절한 시기에 재발의하기로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 “계엄령”을 언급하고 다닌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유신시절 군부독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4. 사상초유의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사건 

박근혜 정권의 공안통치는 집권 6개월만에 야권인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상초유의 “내란음모사건”을 적용하는데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 

2013년 8월 28일 오전 7시, 국가정보원은 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의 경기지역 전현직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보안법상의 내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로 12곳을 압수수색하였으며 이 가운데 3인에 대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는 8월 5일, 유신헌법을 기초하였으며 1996년 대선개입을 시도했던 “초원복집사건”의 주인공인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이 대통령 비서실장에 내정된 지 3주만에 벌어진 정국의 핵폭탄이다. 

언론은 2012년 5월, 이석기 의원이 당원 130여명을 비밀리에 모아놓고 유사시 총기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통신시설, 유류시설을 습격하라는 지침을 하달하였다고 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황당무계한 시나리오를 거리낌 없이 되뇌고 있다. 

정당은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이므로 통합진보당도 당연히 집권을 목표로 결성된 정치단체이다. 고로 통합진보당이 집권을 추구하는 방식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문제는 정권획득의 방법이다. 통합진보당은 지금껏 민주주의 방식의 선거를 통한 집권을 추구해왔으며 지금도 국회와 지방의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에 적법하게 관여하고 있다. 

결국 새누리당이 정국을 논의하면 “국가안보를 위한 선택”이지만 진보당이 정국을 논의하면 “내란예비음모”라는 논리는 오직 자신들만 정권의 집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군부독재식 사고방식의 표출인 것이다. 

더욱이 2012년 5월은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거가 “총체적 부정, 부실선거”였다는 진보당 내외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을 당시였다. 정치여론전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시기에 100여자루의 총기로 대한민국을 전복하려했다는 국정원의 주장은, 대한민국이 총 100자루로 무너질 나라도 아니거니와 1961년과 1979년에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해본 자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허무맹랑한 소설이다. 

문제는 이런 소설이 국정원을 통해 실제로 버젓이 실행되는 상황이란 점이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상초유의 내란예비음모 공세야말로 박근혜 정권이 유신독재정권이라는 너무나 명백한 증거이다. 

5. 유신의 부활을 알리는 끝없는 억지논리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장외투쟁이란 이름으로 의원이 정치활동을 밖에서 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며 야권의 장외투쟁을 시비하였다. 나아가 황우여는 “이에 대한 대책도 입법을 하더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야당의원들의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긴급조치식 발상을 내뱉었다. 새누리당 대표가 초법적이고 반민주적 발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국정원 정치개입 혐의를 끊임없이 축소하고 왜곡했다. 국정원은 짐승도 낯을 붉힐 유치한 댓글공작을 두고 대북심리전이라 억지를 부리고 있다. 오히려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선 불복이냐며 몰아세우며 불온한 정치공세로 폄훼한다. 

총체적으로 진단할 때 박근혜 정권은 유신독재정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가 시바스리갈 양주병을 앞에 두고 측근의 총탄에 황천객이 되어버려 이루지 못한 사실상 “박씨왕조”를 꿈꾸고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법 위에 군림하는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이 아니다.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에 대해 책임져야 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과 같은 임기 5년짜리 단선 대통령이란 처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법 위에 군림하는 임금님이 아니라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한, 재계약없는 5년직 비정규직 공무원이다. 

박정희의 전철을 되풀이하면 안으로는 1979년의 부마항쟁이 재현될 수 있으며 밖으로는 주변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군부독재에 발이 묶였던 박정희를 뛰어넘어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국정원의 대선불법개입에 직접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21세기에 걸맞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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