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지난 해’한국사회 분노의 숫자’라는 타이틀로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사회의 불평등은더욱더 다양한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갑과 을’이라문구를통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2013년 7월부터 “분노의 숫자 시즌2″라는 제목으로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용어 해설청소년 자살률세계보건기구(WHO)는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을 자살로 정의하고 있으며,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에 의한 사망자수로 측정되고 있다. 자살은 개인의 삶이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악화되었는가와 크게 관련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노년층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비교적 자살 범주에서 비켜서 있던 10대 청소년의 자살이 높아지면서, 자살은 그야말로 전 연령대에 걸친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문제 현상한국 자살률 20년 새 280% 폭증, OECD 평균 -7.9% 감소세한국의 자살률은 33.5명(2010년)으로, OECD국가들의 자살률은 계속 줄어 평균 13.3명으로 낮아졌으나, 우리는 2000년대 이후로 급격히 늘어 세계에서 가장 높다. 1990년부터 최근 20년 사이 OECD 국가들의 자살률 변화는 -7.89%로 돌아섰으나, 우리는 정반대로 280%나 폭증했다. 이렇게 한국의 자살률이 급증한데는 노년층의 자살인구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나, 취약 노인에 대한 지원체계가 미비해 노령인구가 죽음으로 내몰린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고령으로 인한 질병에 지친 육체, 노후 준비가 덜된 탓에 겪는 경제적 빈곤, 가족불화 등으로 인한 우울감 등이 노인자살을 높인 원인으로 주목받는다. 10대 자살 증가, 청소년 사망원인 1위최근 노년층 못지않게 10대 청소년의 자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OECD 국가들의 10대 자살률은 크게 낮아지는 추세지만, 우리 청소년의 자살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대비 2011년 연령별 자살률 증감을 살펴보면, 70세 이상 고령인구의 자살 증감률은 -4.3%로 감소했으나,청소년의 자살은오히려 5.8% 증가해청소년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청소년기는 신체, 정신,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는 과도기 과정으로, 독립적인 성향을 가지면서도 또 부모나 또래, 선생님의 영향도 동시에 크게 받는 시기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친구나 가족 관계, 가정형편이나, 학업성적, 미디어, 정신질환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치명적인 사망에 이르고 있다. ▶문제 진단 및 해법청소년기 ‘가정형편’, ‘성적’ 영향 커청소년 자살의 원인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조사들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결과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2010년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 자료를 토대로 자살을 시도한 이유를 살펴보면 ‘가정형편’이 가장 큰 것으로 나오나, 2011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시행한 ‘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를 보면 ‘학교성적’이 35.1%로 가장 높고, ‘가정불화’ 22.1%, ‘친구와의 갈등’ 13.5%, ‘경제적 어려움’ 2.6% 이 있다.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에서는 가정불화나 경제적 어려움이 큰 동기이지만, 일반적으로 학업성적이 청소년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다.자살예방프로젝트,핀란드 성공 사례핀란드는 한때 자살공화국으로 통할 만큼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았다. 그러나 1990년 20.1명에 달한 자살률은 2008년 현재 11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배경에는 범국가적 자살예방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간의 자살사건을 면밀히 분석하는 ‘심리적 부검’을 시행해 미리 예방책을 마련한 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 가지는 언론의 역할이다. 핀란드에서는 자살이 금기어로 통할 만큼, 언론보도를 자제한다.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은 스타자살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살과 관련한 내용들이 여과 없이 언론이나 인터넷에 흘러나오지 않도록 언론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주관적 행복감’ 높여야…‘혁신학교’ 모델 주목근본적으로 입시 중심의 현 경쟁 교육에서는 청소년들은 또래와의 원만한 관계나 학업 스트레스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우리 청소년의 교육 성적은 단연 세계 최고지만, 주관적 행복도는 가장 낮은 형편이다.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도가 낮을수록 자살 위험도는 높아진다고 한다.최근경쟁교육을 협력교육으로 바꿔 그 효과를 톡톡히 증명해내고 있는혁신학교가 주목을 받고 있다.서울시의 일반학교와 혁신학교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혁신학교에서 학생들의 협력학습, 표현력, 학습효능감 모든 면에서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이윤미, “서울교육발전을 위한 혁신학교 방안 연구”, 2013.). 특히, 혁신학교 안에서 협력이나 참여가 많아지면서 학생, 학부모, 선생님의 행복감도 높이고 있다.청소년들이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은 자신의 건강, 학교생활, 자기 삶의 만족도를 대변해주는 것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 학교와 가정, 사회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