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있는 노동”으로 보육정책 전환해야

By | 2013-08-21T10:00:16+00:00 2013.08.21.|

점심시간은 돌봄노동 종사자들에게 그야말로 ‘그림이 떡’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영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에게 점심시간은 업무의 연장일 뿐이다. 교사들이 따로 점심시간을 챙기는 경우는 드물며, 대다수는 아이들의 식사를 도와가며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한다. 그래서 적지 않은 교사들이 위장병으로 탈이 나 있다. 이는 단지 어느 한 교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휴식 없는 노동에 지쳐가는 보육교사들 일반적으로 법적으로 보장된 8시간 근무시간과 1시간 점심 휴게시간은 보육교사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보육교사들은 점심시간과 휴게시간을 따로 갖지 못한 채 보통 하루 9시간 28분을 일하며, 휴게시간은 고작 28분이다. 그렇다고 저녁시간이나 휴일에 제대로 휴식을 취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보육이나, 행사준비, 행정일 때문에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며, 때때로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이나 승급교육도 근무 외 저녁시간을 쪼개어 받는 실정이다. 한 달 1회 이상의 토요근무도 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월차를 쓰거나, 원하는 시기에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보건복지부, “전국 보육실태조사”, 2012).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쉼 없는 노동에 대한 대가는 높지 않다. 전국 보육교사의 월평균 급여는 131만원에 수당 24만원을 합한 155만원이다. 이마저도 국공립이나 민간, 지역에 따라 50여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서울시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교사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일반교사들의 월평균 급여는 113만원으로 더 낮게 나왔다. 그래서 어느 직종보다 보육교사들의 이직률은 높은 편이다. 높은 노동 강도에, 제대로 된 처우가 뒤따르지 않고,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아 보육교사직을 떠나는 이들도 상당하다. 양질의 보육, ‘쉼 있는 노동’에서 시작해야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지나치게 교사 개인의 자질만을 문제삼아온 측면이 있다. 그렇다보니, 나오는 해법들도 교사 교육을 강화하거나 CCTV를 설치해 감시하는 등 단편적이었고, 아동 학대 역시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교사들이 처한 근무환경의 구조적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쉼 없는 노동에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근무환경을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선해가야 한다.크게는 정부의 보육정책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육정책은 무상보육 등 자녀양육에 대한 부모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쏟아 부은 재정에 비해 부모의 만족도나 보육의 질적 수준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컸다. 이제는 교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양질의 보육 기반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투자를 높여가야 한다. 2013년 보육예산의 84%가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 지원인 반면, 고작 10%만 교사 지원 등을 포함한 보육환경 개선에 쓰이고 있다. 시급하게는 교사 한 명이 맡고 있는 영유아 수를 줄여야 한다. 교사들이 시간에 쫓기는 이유 중 다른 하나는 나눠서 해야 할 일들을 한 명이 상당부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마다 전일제 인력을 한 명만 더 배치해도 교사들의 휴식이나, 낮 시간대 교육, 연월차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교사들은 지금보다 숨 통 트인 근무조건에서 여유를 갖고 아이들과의 상호성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3 개 댓글

  1. sssmmm 2013년 8월 21일 at 2:46 오후 - Reply

    어린이집은 비영리기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장이 돈을 벌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지요. 그래서 사설어린이집에서는 편법으로 교사의 월급을 적게 주는 방법을 쓰더군요. 예를 들어 국가수당이 24만원이라면 원장은 교사에게 56만원을 주는 식으로 말이죠. 80만원? 100만원? 터무니 없게 적은 액수로 보이지만 실제 사설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이 받는 액수입니다.

  2. sssmmm 2013년 8월 21일 at 2:49 오후 - Reply

    그렇다면 이들은 왜 보육교사를 할까요? 바로 원장이 되기 위해서 입니다. 원장이 되면 월 500만원씩은 가져가거든요. 교사 한 명이 맡고 있는 영유아 수를 줄인다고요? 원장들이 돈 벌려고 하지 교사 한 명을 더 채용할까요? 어떻게든 편법을 쓰기 마련이고 정부에서 더 지원해봐야 교사월급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원장만 배를 불리지요. 이런 것들을 모두 원장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다고 봅니다.

  3. sssmmm 2013년 8월 21일 at 2:52 오후 - Reply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고쳐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동교육과와 유아교육과를 통폐합시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구분을 없애야 합니다. 유치원에는 서류 전담 선생님을 채용할 수 있게 보조금이 나오지만 어린이집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를 교육하는 일만도 버거운데 불시에 들이 닥치는 모니터링단에게 “보여주기 위한” 10종류가 넘는 서류를 해야 합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통폐합되면서 우선적으로 할 것은 단연 ‘비영리시설’이라는 칭호를 떼어 그들의 일정한 소득을 유지해줘야 합니다. ‘영리시설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지위를 주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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