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호] 불임소득, 대기업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매기자

By | 2018-06-29T17:03:34+00:00 2013.07.31.|


새사연 뉴스레터 위클리펀치

     
 

 

 

국가 조세수입 20조 펑크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 살림에 비상등이 켜진 모양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5개월 동안 국세 수입이 작년보다 대략 9조 원 정도 덜 걷혔다. 연말까지 감안하면 대략 20조 원 가량의 세수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여 상반기에 이미 추가경정 예산 17조 원을 책정했고 이 가운데 상당부분을 세수보충에 투입했지만 여전히 문제인 모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이나 우리은행 등 국유재산 매각을 감행하거나, 복지예산을 줄이거나 결단을 내릴 때가 올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민주화 공약이 이미 쪼그라들어 버린데 이어 조만간 복지 공약도 같은 처지에 놓일 위기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짚어둘 것이 있다. 이처럼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특히 ‘예측 가능했다’는 것이다. 마치 갑작스럽게 닥친 재앙인 것처럼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예산 계획을 세울 때 4.0%라고 하는 허황된 경제 성장률을 잡았기 때문이다. 4.0%성장을 한다는 가정아래 조세 수입을 계산하고 그에 맞추어 지출계획을 짰으니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아무리 잘 해도 올해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 뻔한 상황이다. 잘못된 예측아래 세수를 과다 추정한 것이지 당초에 세수가 잘 안 걷히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 하나는 지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감세를 통해 고의적(?)으로 세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까지 법인세 수입이 작년에 비해 약 4조 3천 억 원 줄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0부터 25%에서 22%로 낮추었고, 올해부터 적용되는 추가 감세에서는 과세표준 2억 ~200억 기업들의 법인세를 다시 20%로 낮추었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완화와 감세를 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릴 것이고, 그에 따라 경제 성장률은 올라가고 개인 소득과 기업이윤이 늘어나서 결국 조세수입도 커질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래서 감세를 실제로 했다. 그런데 경제 성장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2011년 3.7%, 2012년 2.0%였고 올해도 2%수준에서 맴돌 예정이다. 당연히 개인 소득은 늘지 않았고 기업 이윤도 재벌 대기업 외에는 개선되지 않았다. 나라 곳간은 점점 비어갔다. 잘못된 논리였던 셈이다.

‘불임소득’ 대기업 사내 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라.

그러나 곳간이 점점 더 쌓여가는 곳이 있다. 바로 재벌 대기업들의 현금창고다. 10대 재벌 그룹이 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투자를 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규모가 2012년 현재 405조라고 한다. 2008년 235조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늘었다. 자본금 대비 사내 유보한 규모 비율이 1,442퍼센트다. 자본금의 거의 15배가 쓰이지 않고 사내에 누적되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당장 현금으로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도 현재 123조 7천억 원이다. 6년 전에는 27.7조에 불과했다. 10대 그룹의 현금창고는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감세 -> 기업의 사내 유보 증가 ->경기침체 지속 -> 국민들의 소득 정체 -> 정부조세 수입 감소라고 하는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지난 6월 27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적정유보 초과소득 과세’를 주장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기업 스스로 투자나 배당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게 안 되면 정부가 세금을 걷어 대신 투자해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대기업에 집중되는 소득을 국내 투자와 조세로 전 국민에게 선순환 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2013년 6월 27일자)

우리는 박승 전 총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의 말대로 대기업 현금창고의 사내 유보는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不姙) 소득’이다.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불임소득 규모가 점점 불어나는 것은 분명 합리적이지 않다.

사실 ‘적정유보 초과소득 과세’가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미국과 일본, 대만에서 시행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 2011, “법인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안 연구”)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까지 이러한 조세가 존재했다. 비상장 대기업 소유주가 배당 소득세 회피 목적으로 이익을 사내 유보해왔기에 이를 억제할 목적으로 초과 유보분의 15%를 법인세로 추가 과세했던 것이다.

사내유보의 이유가 조세 회피 목적이든 아니든 재벌 대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에 과세를 하게 되면 분명히 사내유보를 하려는 동기를 약화시키고 국가의 조세수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과도하게 사내유보를 하여 추가적 조세부담을 지든지, 아니면 배당 확대나 임금 인상, 또는 투자 확대로 관심을 돌리게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지금 그대로 대기업 창고에 축장되는 것보다는 나은 경제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잇:북]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 불평등과 경제민주화
새사연 [잇:북]은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정리한 책입니다. 이번 여름휴가철을 맞아 더위를 식히고 공부도 하실 수 있도록 세계의 시선을 묶어보았습니다. 신자유주의 30년, 소득과 자산, 그리고 노동의 불평등 현실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세계의 학자들의 글을 정리, 분석했습니다.
 
 

 

[후기] 새사연 <협동의 경제학> 전국 강연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새사연 지역회원들의 사랑과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이제 새사연이한 달 간 7개 도시, 3160km를 달려 약 380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행사를 잘 진행되도록 준비해주신 아이쿱생협,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광주 새사연, 대전 중촌마을 어린이 도서관, 대구 지역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분노의숫자] 청년고용률 2000년 들어 최저, 대형유통재벌의 골목상권 잠식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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