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노키아의 고통이 창조적 파괴가 될 수 있다(Nokia’s woes could be a case of creative destruction).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우면서 이스라엘과 핀란드가 새삼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가 대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유독 이 두 나라가 벤처 창업 열기로 뜨겁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앵그리버드의 로비오(Rovio)와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수퍼셀(Supercell)의 모국 핀란드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핀란드 헬싱키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수퍼셀 설립자의 호언은 허풍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던 우려는 이렇게 새로운 벤처 창업 열기로 뒤바뀌었다. 세계적인 거인 기업 노키아의 몰락에 대한 핀란드의 한 모바일 시장 분석가의 지적은 이렇다. “노키아 직원들은 노키아 안에 안주했고 모험적인 벤처를 회피했습니다. 그리고 핀란드에서 창업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 편협한 기술만을 창조해왔습니다.” 핀란드 정부와 업계 역시 무너져가는 노키아를 되살리는데 국력을 쏟기보다는 다양한 중소기업들의 생태계를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오로지 한개 거대기업에 의존해야 하는 식의 새로운 노키아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대신에 수백 개의 로비오와 수퍼셀이 필요하다.”(“We don’t need a new Nokia, to be totally dependent on one company. Instead we need a couple of hundred Rovios or Supercells,”) 핀란드의 한 벤처 사장의 인터뷰다. 물론 로비오는 아직 노키아에 견줄 바가 아니다. 순이익이 50%성장했다지만 겨우 7천만 달러에 불과하여 작년에 노키아가 낸 30억 달러 손실을 보충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직원 규모도 아직 500명에 불과하여 최근 몇 년 동안 노키아가 해고한 직원 1만 명을 담기에는 턱없이 적은 규모다. 그러나 수 십 개, 수백 개의 로비오가 창업하고 성장하여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흥미 있는 글이 게제 되어 소개한다. 고래의 죽음이 바다 밑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비유를 들면서, 대기업의 몰락이 다수의 벤처 창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었던 사례를 예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노키아의 사례를 가장 먼저 꼽고 있고, 그 외에도 노키아와 유사한 운명을 겪고 있는 캐나다의 블랙베리, 그리고 이스라엘과 인도에 이르는 사례를 돌아보고 있다. 물론 이들 사례의 예시가 대기업의 몰락을 고무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글쓴이는 강조하고 있고, 대기업이 하기에 따라서는 몰락이 아니라 ‘살아서’도 얼마든지 중소기업과 벤처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 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하는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다양한 중소벤처들이 활성화되는 창조경제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상상력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중소기업의 ‘기술탈취’행위나 ‘납품가 후려치기’, ‘물량 밀어내기’같은 관행들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지금의 우리와 같은 환경에서는 창업 활성화가 어림도 없다는 사실은 굳이 이 글을 읽지 않아도 확연히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중소기업을 위한 대기업의 자기희생은 고사하고 중소기업을 희생시켜 거대기업의 몸집을 유지하는 행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앵그리버드를 만든 벤처회사 로비오(Rovio)는 사실, 노키아가 모바일 업계 세계 선두주자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2003년, 노키아가 주최하던 모바일 게임 개발대회에서 우승한 헬싱키 기술대학 학생 3명이 창업한 회사였다. 당시에 누가 노키아와 로비오의 엇갈린 운명을 짐작이나 했을까? 아마 기업의 운명은 이렇게 다이나믹한 것인지도 모른다. 거대 기업이 몰락하면, 기업가 정신은 살아난다.(When Big Companies Fall, Entrepreneurship Rises) 2013년 3월 18일다니엘 아이센버그(Baniel Isenberg)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고래가 죽으면 30~100톤이나 되는 고래 사체(whale fall- 깊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고래 사체-위키피디아)가 천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그러면 그 곳에서 반세기 이상 해저 동식물들이 번식할 수 있는 복잡하고 새로운 소우주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한다. (죽은 고래가 아니라) 살아있는 ‘기업 고래(corporate whales)’가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벤처의 성장을 위한 자본 투자자로서, 혁신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으로서, 소규모의 역동적인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도와주는 마케팅 파트너로서의 역할 등등. 나는 대기업과 모험적인 벤처기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필요성을 굳게 믿는 사람이다. 즉,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중소기업을 키워주는 대기업 없이는 번영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 인도, 콜로라도, 덴마크 등 세계의 다양한 곳에서 기업가 정신이 융성했던 깊고 어두운 비밀 중의 하나는 ‘대기업의 몰락(corporate fall)’에 있었다. 현존하는 거대 기업들의 소멸과 침몰 이후 그 퇴적물로 기업가정신의 문화가 배양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지금 핀란드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고양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거인 기업 노키아가 약 1만 명에 달하는 고급인력을 방출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노키아에서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시행하고 있는 ‘브릿지 프로그램(Nokia Bridge Program)’은 해고의 고통을 완화시킴과 동시에 더 유능한 인재들을 의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고려된 전략이다…* 원문 게재 사이트: http://blogs.hbr.org/cs/2013/03/when_big_companies_fall_entrep.html*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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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죽음이 살린 바다 밑 생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