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령개정은 명백히 우 클릭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에 빠졌던 제1야당 민주통합당이 지난 5월 4일, 새 지도부를 구성한데 이어 강령과 규약을 개정하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차례로 약속을 뒤집고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에서 돌아선 판국이라 제1야당의 새 출발은 국민에게 각별한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수로 원점 회귀하는 집권 여당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야 할 제1야당이 보수 여당의 우클릭을 흉내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보는 이를 당황케 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강령 개정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지난 4월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강령 개정안에서 삭제된 단어와 첨가된 단어를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강령정책 개정안은 좀 더 심합니다. 삭제된 단어(와 문장)는 보편적 복지, 노동관계법 개정, 1987년 노동자대투쟁,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저임금제도현실화, 좋은 여성일자리, 여성비정규직문제해결, 통일(일부구절), 반독재 민주화, 촛불민심, 경쟁 지상주의, 개방 만능주의,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근본적 개혁, 환경 파괴, 환경 외교, 공공의료 30%확대,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사업의 전면재검토,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교통상 안보정책 용납하지 않는다는 구절, 자주국방, 협력안보, 교육현장차별철폐, 학력차별철폐, 의무교육, 종편재검토 등등”


 


“반면 강화되거나 첨가한 것은 북한인권, 기업의 경영활동존중, 재벌에 대한 경제력집중억제, 성장,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민간기업 일자리수요지원, 계파정치 척결, 중앙정부권한이양, 안보와 국방, 한미동맹, 균형외교, 장병인권, 제대군인, 교육기회균등, 교육격차, 국민정당, 민생정치, 국가경쟁력, 아동보호”


왜 새삼스럽게 균형을 잡겠다고 하나



물론 강령개정을 주도했던 이상민 민주당 강령정책분과위원장은 한겨레신문 5월 2일자 기고 글에서 개정안이 기본정책을 전혀 수정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다만 “경제민주화와 함께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존중과 지원”,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의 완성 추구 및 복지와 함께 선 순환하는 질 좋은 성장 지향”,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실현” 등을 덧붙였을 뿐이라고.


 


그런데 의문이다. 왜 지금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기업 경영활동 존중’, ‘성장 지향’, ‘튼튼한 안보’같은 뻔한 개념들을 꼭 강령 안에 넣어야 했던 것인가? 오히려 경제 민주화를 재벌 규제를 좀 더 강조하거나, 보편복지 완성을 위한 조항을 추가로 보완하거나, 한반도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한 방안을 폭 넓게 확장하여 담을 생각은 왜 하지 않았을까? 지금 강령만으로도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인데, 이제는 적어도 강령측면에서 새누리당과 완전히 동일해진 것은 아닌가? 만약에 그러하다면 국민들이 왜 굳이 민주당을 지지해야할까? 그냥 새누리당을 지지하면 되는 것을.



신자유주의 없는 2009년 ‘뉴 민주당 선언’으로 되돌아가는가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2009년 5월에 공표되어 논란이 되었던 당시 ‘뉴 민주당 플랜’이 다시 떠오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폭발한 직후였던 그 시점에서 민주당을 새롭게 기획한다면서 발표했던 뉴 민주당 플랜이었다. 그런데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세계화와 지식정보화가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뻔한 언술 말고는, 2007년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을 초래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는 아예 단 한차례의 언급도 없어 시민들을 아연케 했었던 것이다.(새사연(2009), “신자유주의 없는 ‘뉴 민주당 선언’ 초안”)

결국 민주당의 변신은 다음해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매개로 터져 나온 국민들의 폭발적인 복지요구에 떠밀려 이뤄졌다. 보편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담은 민주당 강령은 그렇게 국민의 압력으로 반영되었던 것이고 이를 다시 새누리당이 모방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새누리당이 국민의 뜻을 어기고 보수화로 되돌아가자 민주당이 다시 이를 모방하는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정치권이 이렇게 민심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안철수 현상’이 강력한 현재형으로 살아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민심이 떠나면 60년 정당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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