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불황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한 20대 대학원생의 사소한(?) 발견에 혼쭐이 나고 있다. 지금까지 전개된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0년 1월, 하버드 대학의 라인하트(Reinhart)와 로고프(Rogoff)(이하 RR)가“부채의 시기에 성장률(Growth in a Time of Debt)”이라는 논문을 미국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에 회람시켰다. 그 논문의 핵심 주장은 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율이 90%를 초과하면 경제 성장률은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내 언론에도 큼지막하게 인용되고 소개되었다. 논문이 발표된 시점은 기가 막혔다. 때마침 그 해 4월부터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는 경기부양에서 재정긴축으로 경제노선이 급선회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3년이 넘게 지속된 유럽재정위기와 세계경제의 장기침체에 RR의 유명한 논문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이다. 물론 당시 그 논문이 발표되자마자 크루그먼을 비롯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논문의 방법론 등에 대해서 다양한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암허스트(Amherst)의 한 대학원생의 ‘사소한 발견’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논문의 결함은 바로 28세 대학원생인 허든(Herdon)이 대학원 계량경제학 과제물을 수행하던 도중에 발견되었다. 과제물은 기존 유명한 논문 하나를 선택하여 동일한 방법을 통해 같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었다. 그는 RR의 논문을 선택하였고, 데이터를 얻기 위해 수차례 RR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라인하트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데이터를 받았고, 거기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는 것을 즉시 발견하였다.허든은 대학원 지도교수인 폴린(Pollin) 등과 함께 RR을 비판하는 논문을 작성하여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RR을 지적 공황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논쟁에 단골로 등장하는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즈에 ‘엑셀 불황’이라는 칼럼을 작성하기도 하였다. 그는“엑셀 코딩 실수가 선진국 경제를 망가뜨렸는가?”라고 반문하며, RR의 논문이 선진국 경제의 장기침체에 상당히 기여했음을 비판하고 있다. RR 논문의 핵심 내용과 영향력 RR은 논문에서 정부부채와 경제성장률 간에는 어떤‘정형화된 사실(stylized fact)’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정상적’인 정부부채 수준에서는 성장과 부채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율이 90%를 초과하면 평균 성장률은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최종 결론에서“전통적인 정부부채 관리 이슈가 공공정책의 핵심 관심사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유럽재정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 이 논문은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부채 비율 90%는 재정위기를 피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수되어야 하는 임계점 혹은 불문율처럼 이해되었다. RR은 1946~2009년 기간, 20개 선진국의 성장률과 정부부채 데이터를 활용하여, 부채비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부채비율과 성장률의 관계를 지극히 단순한 통계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위 그림에 따르면 정부부채 비율이 90%에 도달하기 전까지 성장률은 3~4%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90%를 초과하면 놀랍게도 0%로 뚝 떨어진다. 그들은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상원예산위원회에 출석하여 증언을 하고, 파이낸셜타임즈에 “왜 우리는 부채의 시기에 저성장을 예상하는가”라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해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는“선진국 경제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적어도 절반으로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줄이거나 안정화시킬 재정계획을 약속한다”는 긴축으로 선회하는 합의문이 도출되었다…*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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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속인 엑셀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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