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고등학교에서 경제공부모둠 활동을 하고 있는 2학년 학생들이 보내온 정태인 원장님의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 독후감을 한 편씩 소개하고자 합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권선징악




경희고등학교 2학년 정태환







독후감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자기가 책을 보고 느낀 바를 적는 것이 아니던가. 당연히 줄거리로 독후감을 빽빽이 채워서는 안될 것이다. 줄거리는 불가피하게 필요한 부분만을 적어야한다. 줄거리는 최소로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이고 자신의 느낀점으로 종이를 채우도록 써야한다. 




그런데 그 느낀점이 오직 책의 내용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서만 느껴야만 하는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느껴야할 곳이 이런 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위와 같은 기본적인 요소 외에도 책의 제목, 형식, 문투 등과 같이 느껴야할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우리 또래의 청소년들은 대부분이 위와 같은 곳에서만 느낀점을 찾으려고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난생처음으로 다른 부분에서 느낀점이 있었다. 책이란 것이 내용적으로만 흥미로워야 하는게 아니란걸 배웠다. 




그러기에 나는 남들처럼 줄거리나 내용을 처음에 쓰지 않고 책의 형식에서 느낀 점을 시작으로 독후감을 써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독후감이 아니라 마치 파워 블로거들이 책을 소개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한 독후감이 틀린 방향일 수도 있겠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고, 용감한 행동과 시행착오가 지금까지의 세상의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었겠는가.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각설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겠다.




정태인 경제학자님의 책,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 대다수 책들의 흥행과 독자의 관심도는 제목으로 결정난다고 했던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접했을 때부터 거부감이 내 얼굴로 다가왔다.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제목이 아니었다. 조원들과 상의했을 때, 모두의 의사를 들어보고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내가 원하던 책을 고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거부감이 내 얼굴로 더욱 다가온 것 같다. 나는 리더십의 기술과 같은 실전기술에 대한 책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 혼자만을 위한 숙제이거나 평가가 아니었으므로 내 의견을 고집할 순 없었다. 책값 만원을 친구의 손에 건네주었을 때, 내가 원하는 책이 아니어서 아까움을 느꼈다. 돈의 대가로 내 손에 건네진 책.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




착잡한 마음을 등지고 억지로 책을 열고 첫 페이지로 들어섰다.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책을 열었기 때문인지 페이지 수가 방대한 분량으로 보였다. ‘이걸 언제 다 읽지?.’




차례를 보고나서 본격적으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읽어야만 한다는 의무감으로 꾸역꾸역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억지로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 손은 수동이 아닌 자동으로 움직이며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흥미로움이 들었다. 지은이님께서 글을 재밌고 편한 말투로 쓰셔서 나도 더욱 재밌고 편안하게 보는 느낌이 들었다. 글에서는 마치 처음 본 사람이 아니라 그동안 익히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말하는 것과 같이 친밀감이 드는 글체를 보였다. 글씨만 보면 딱딱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머릿속으로 옮기고 그걸 소리로 변형시켜서 자기가 직접 상상하며 읽어본다면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외에도 독자의 이해력을 도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그림이 때때로 보였다. 글만 있는 책과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책은 비교가 안된다. 무조건 후자가 압승이다. 바로 이 책이 그러하다. 지루하다 싶을 때면 그림이 딱 나온다. 이 그림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순식간에 책을 다보고 덮었다. 처음으로 느꼈다. ‘사람뿐만 아니라 책도 겉만 보고 평가해서는 안되는구나’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 나만의 제목 ‘권선징악의 경제법칙’ 을 붙여보고 싶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의 대부분이 선한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를 중심으로 써오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가정 하에서 예시를 들면서 시작을 한다. 그러다 반례를 들면서 ‘인간은 마냥 이기적이지만은 않다’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인간은 ‘이기적이지 만은 않다’라는 것과 또한 ‘인간은 마냥 선하지만은 않다’라는 것에 공감했다. 우리 인간들이 정말로 이기적이었다면 지금까지의 사회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기부가 어떻게 이루어 졌겠으며, 봉사가 어떻게 이루어 졌겠으며, 남의 이야기에 어떻게 귀를 기울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겠는가.




내용은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결말에 이르면서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협력과 신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그 결과를 말한다. 책에서는 북유럽국가들과 이탈리아 로마냐 지방의 협력과 신뢰도를 보여준다. 현대사회의 귀감이 될 예다. 그리고 선진국들은 조금 미숙하게나마 이 국가들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려는 노력을 보인다.




그러나 책에서도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협력이 부족하고 신뢰도 땅에 떨어질 정도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오히려 죽어라 착취를 하고 이로 인해서 대기업은 더욱 커지고 국가도 못 건드릴 정도로 성장해버렸다. 나도 이를 해결할 것이 협력과 신뢰라고 본다.




협력과 신뢰의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손을 잡고 협력하고 신뢰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착취당하지 않고 공생관계를 유지하니 불신은 없어지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맡기는 일은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고정고객을 얻었으니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 아닌가. 중소기업이 더욱 탄력을 받는다면 더 좋은 부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대기업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망하는 일은 감소할 것이고 일자리는 분명 늘어날 것이다. 그럼 실업률도 조금이나마 낮아지고 청장년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이 망하지 않고 계속 존재한다면 멍청하지 않고서야 조금이나마 발전을 할 것이고 이는 나라 경제의 탄탄한 기초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런 간단한 예로도 협력과 신뢰의 필요성은 아주 중요하다. 인간의 선한 행동이 불러올 결과들은 이 책만 보아도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이 책에 담겨있는 것이 인간의 모든 선한 행동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선한 행동은 수없이 많으며 전 세계의 인간들 대부분이 이런 선한 행동을 한다면 세계 경제는 톱니바퀴처럼 마찰 없이 잘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태인 지은이님은 이 원리를 모두 다 알고 책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만 할 따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는 재미없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해왔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지은이님의 개성적인 내용에 아주 감탄했고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