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세 무상보육이 시행 넉달만에 ‘중단’ 위기에 처하며 뜨거운 논쟁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재정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책임공방, 애꿎은 전업맘과 워킹맘의 갈등, 보편복지 흔들기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정부 신경전에 부모 속 터져 지방정부는 0-2세 무상보육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이 예산을 매칭해 시행되는 무상보육사업이라 지방정부는 이대로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7월 충북과 충남, 8월 서울을 비롯해 올 연말까지 전국 지자체 예산이 고갈될 위기라고 해요. 현실적으로 지방정부가 무상보육 재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보니, 여러 설만 오갈 뿐이죠. 정부가 예상치 못했던 신규보육수요에 대해 지자체에 최대 24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자, 정부는 공식적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공방에 부모들 속만 타들어 갑니다. 전업맘에 불똥, 직장맘과 갈등 양상 0-2세 무상보육 확대는 분명히 정치권과 정부 여당의 실책입니다. 그런데 애꿎은 전업맘에게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0-2세 무상보육이 확대되자 가정에서 돌보던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몰리면서 맞벌이가정의 아이는 오갈 데가 없어졌죠. 직장맘들은 전업맘이 취미생활 몇 시간 보내느라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시설이 부족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더러 표출합니다. 0-2세아이를 둔 부모라면 비용 걱정 없이 어린이집을 이용하도록 한 이번 정책이 엉뚱하게 부모들 사이에 감정의 골만 깊게 하고 있어요. 선거용 ‘정치쇼’에 불과했나? 0-2세 무상보육이 재정이나 인프라 준비 없이 시행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마저 불러왔습니다. 무상보육은 시기상조라고 인식하거나, 보편복지에 대한 부정성마저 키웠죠. 무상보육이 갖는 의미마저 퇴색될까 걱정입니다. 정책 과정상 과오를 인정하더라도, 보편복지의 방향마저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논의들을 보면, 우려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0-2세 무상보육을 철회하고 소득계층별로 차등지원을 하거나, 전업맘에 보육료 지원을 제한하는 선별복지 논의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 안이 현실화된다면, 정부와 여당의 무상보육은 사실상 선거용 ‘정치쇼’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의 무상보육이 어렵다면, 보편복지의 방향을 훼손하지 않는 대안을 내야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