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유로존 위기를 경제 구조의 개혁과 함께 에너지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회로 삼으라는 글을 소개한다. 글을 쓴 로랑스 투비아나(Laurence Tubiana)는 지속개발국제관계연구소(IDDRI)의 소장이며 엠마뉴엘 게링(Emmanuel Guerin)은 같은 연구소의 에너지기후분야 책임자이다. 이들 역시 유럽 위기의 문제는 불완전한 통합, 즉 통화는 단일화되었지만 재정은 단일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정정책의 연대이며, 그 방안의 하나로 유럽 전체 차원에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반시설 건설이나 지식 및 교육 등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그러한 생산적인 부문의 하나로 녹색 분야, 다시 말해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포루투갈의 경우 석유집중도(GDP 대비 석유소비량)가 60%로 유럽 전체 평균보다 높다. 이러한 에너지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사업에 자금을 투자한다면, 위기 국가들의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되며 전체 유럽 차원에서도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비하는 장기적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우선 유럽재정안정기구나 유럽연합에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이 100억 유로 정도를 기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마도 독일과 프랑스 등의 국가들이 기부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럽투자은행이 “녹색 채권”을 발행해서 민간의 자금도 흡수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먼저 투자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럽은 경기를 부양하겠다면서도 긴축정책으로 일관했다. 이는 모순된 대응이었다. 이제 누가, 어디에 투자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경기부양을 가져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녹색 탈출을 준비하라(Preparing for the Green Exit)로랑스 투비아나(Laurence Tubiana)엠마뉴엘 게링(Emmanuel Guerin)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2012년 5월 30일 유럽 통합은 여러 국가의 단합하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혼란 대신 공동의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부채 위기는 유로존이 불충분한 통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근본적인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이는 유럽연합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에 더해진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며, 마찬가지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유럽만이 가진 문제이다. 톨스토이의 말을 빌리자면, 유럽 가족은 저마다 제 나름대로 불행하다. (역주 –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 나름대로 불행하다.”를 인용한 것이다.)유럽 통합의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던 유럽경제통화동맹(EMU)은 17개의 분화된 경제를 하나의 통화로 빠르게 단일화 시켰다. 하지만 긴축재정을 강화하거나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해 줄 기관을 설립하는 등의 재정연대는 수반되지 못했다. 이는 주변국 경제로 거대한 자본 유입과 정확한 경제상태를 숨겨진 채 가속화된 지속불가능한 대출을 가져왔으며 이는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리스와 포루투갈, 스페인, 이탈리아이다. 그리고 경쟁력 상실을 가져왔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유럽 단일통화라는 불안한 계획은 무너졌다.위기에 처한 국가들은 통화 가치 절하를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고, 대외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지만 통화 단일화로 인해 이 방법을 선택할 수 없게 되었다. 유로존 국가들은 통화 주권을 포기했지만, 재정과 경제 정책을 공유하여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구조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유럽의 통합은 불완전했다.기로에 놓인 단일 통화의 운명 앞에서 더 큰 규모의 재정적, 경제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는 조약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근본적 변화 이전에 지금 문제가 터진 곳에서의 재정적, 경제적 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더 많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긴축과 구조적 개혁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대책은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위험을 가져온다.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극단주의적 정당을 선택하는 좋은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 5년째 경기 침체 상태이며 실업률이 20%에 육박했던 그리스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 있는 극단주의 정당이 최근 선거에서 실질적 승리를 거두었다. 마찬가지로 지난 달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도 우파와 좌파의 극단주의 정당이 30% 이상의 득표율을 얻었다.유럽이 지속가능한 공동의 번영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유로존 내부의 성장과 경쟁력 회복에 기반한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는 등 좋은 조짐도 보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비에 기반한 회복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문제를 가진 국가들은 구조적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물론 이는 하룻밤 사이에 가능한 일도 아니며,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재조정과 사회적 결과의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유럽 전체 차원에서 공동으로 자본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녹색 분야는 그 규모와 장기적 성장 가능성 덕분에 향후 유럽의 중요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특히 실제로 자원 가격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스페인, 그리스, 포루투갈의 GDP 대비 석유집중도는 60%에 달해 유럽 평균보다 높은 상황이다. 녹색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유럽의 장기 생산성에 기여하며, 생산적인 자본의 흐름을 만들어서 위기국 내부에서 구조적 재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다.유럽의 지도자들은 유럽투자은행(EIB)의 대규모 재자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야만 한다. 위기 동안 EIB는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대출을 줄이고 있다. 민간 은행이 그 틈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투자를 위한 새로운 자본을 모으기 위해서는 유럽재정안정기구(EFSM)으로부터 받은 120억 유로를 사용하거나 유럽연합 예산에서 100억 유로를 재배당 받는 것과 함께 유럽연합의 국가들로부터 100억 유로(130억 달러) 정도를 기부받아야 한다.더불어 EIB가 “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 채권”이라 불리는 사채를 발행하여 민간의 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제안 역시 실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럽 내에서 이 채권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그리 많지 않아서 초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때문에 유로존 국가들은 EIB를 통해서 “녹색 채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는 녹색 분야의 재생에너지와 같은 자산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채권이다. 이 분야에서 만들어질 다양한 상품과 은행의 경험이 결합하면 실물 경제 속으로 자금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다.지금까지 부채 위기에 대한 유럽의 대응은 긴축과 부양이라는 모순된 정책의 혼합이었다. 기반시설이나 지식과 같은 곳에 들어가는 생산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성장과 고용을 촉진시키며, 장기적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건이다.경제 상황이 좋은 국가들은 현재 0%에 가까운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장기적으로 주변국의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이다. 이는 또한 유럽이 위기에서 나와 지속적이고 번영의 미래의 나갈 수 있도록 구조적 개혁을 촉진하는 길이기도 하다.지금의 위기는 유럽의 위기이다. 따라서 유럽 전체가 문제 해결의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경쟁력을 회복하고, 내일의 도전에 준비하기 위해서 유럽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