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2. 재벌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계열분리 명령제3. 계열분리 명령제란 무엇인가.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효과’가 중요하다.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체급을 올려주자.[본 문]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3월 29일부터 4.11 총선이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에 돌입했다. 한국사회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비상한 관심과 기대를 집중시켰던 2012년 양대 선거의 첫 총선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역사의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우리 연구원은 이번 양대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보편 복지’와 ‘재벌 개혁 경제 민주화’, ‘노동 민주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함께 ‘부자 증세’와 ‘공공 복지 서비스’, ‘노동자 경영참여’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편 복지는 지난 지방 선거에서 이미 최대 쟁점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치열한 논쟁으로 부상하지 않고 있고, 노동 민주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에 쟁점의 전면에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총선 중심 쟁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그리고 부자증세’라고 판단된다.일단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 모아진 각 당의 총선 정책 10대 공약 자료를 보더라도 모든 정당들이 공식적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배치하고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연초에 뜨겁게 가열되었던 재벌개혁 의지와 경제 민주화 공약 경쟁에 비하면, 총선을 앞두고 이에 대한 정책 경쟁의 강도는 매우 떨어졌고 의지도 상당히 약해져서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이번 선거 역시 이데올로기 공세나 후보 신상 털기 등으로 집중되면서 정책선거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개혁 의지가 이미 상당히 후퇴한 인상이 짙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재벌개혁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을 만큼 내용이 삭제되고 껍데기만 남게 되었고, 민주 통합당도 구체적 실행계획은 주요 사전 규제 장치 3년 유예를 포함하여 대단히 약화되었다. 따라서 다시 한 번 2012년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재벌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에 의제로 부상한 재벌개혁 기회를 이대로 흘려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2. 재벌 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그리고 계열분리 명령제어쨌든 지금 위기에 몰린 것은 재벌이 아니라 재벌개혁 의제임에 틀림없다. 출발부터 재벌개혁의 목표와 방법을 재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재벌개혁의 출발은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규제 풀린 재벌 권력이 해외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시장에서도 중소기업, 자영업, 노동자, 소비자들의 이익을 잠식하면서 ‘나 홀로 성장’함으로써, ‘적하 효과’대신 ‘빨대 효과’만 작동했다는 현실에 기초한다. 따라서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정점에 재벌 대기업 집단이 있으므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살고, 노동자가 살고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벌개혁”이라는 원칙아래 재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무소불위의 재벌 권력을 규제의 틀 안에 묶고 경제력 집중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여 각 경제주체들의 살 길을 열자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① 법과 제도적 수단 ② 강력한 독립 감독기구 ③ 조세 수단이라는 3대 정책 수단을 “포괄 패키지로 구성”하여 재벌개혁을 해야만 한다. 혹자는 법만 제대로 집행해도 재벌개혁을 상당부문 할 수 있다거나 하나의 제도라도 실효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 만큼 재벌개혁이 어렵기 때문에 각종 정책수단과 제도를 수 없이 나열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바로 재벌개혁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필요하다면 역사의 박물관 속으로 잊혀간 모든 방안들을 되살려서라도 재벌개혁 대안을 찾아내야한다. 특히 이번에는 무너진 재벌 규제 체제를 총괄적으로 정비하고 향후 미래적인 고려까지를 포함하여 재벌규제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차원에서 ‘재벌 규제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모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개혁이 그렇듯이 개혁 동력과 힘이 최종적으로는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④ 재벌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을 키워서 지금부터라도 재벌과의 사회적 힘과 세력의 균형을 이뤄가도록 해야 한다. 기존에서는 주주자본주의 틀 안에서 소액주주를 동원하여 지배주주인 총수를 견제하는 방식들이 주로 제시되었지만 이는 한계가 너무 많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여 노동자뿐 아니라, 골목상권 잠식으로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 부당납품가로 어려움을 겪는 하청기업, 독과점 가격 횡포로 피해를 받는 소비자를 포함하는 민생연대 성격의 재벌 개혁 시민연대를 형성하여 상설화된 시민적 견제세력을 만드는 한편, 제도적인 견제 장치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재벌개혁 시민연대를 제안했다.그러나 여기에 덧붙여 재벌에 대한 최후의 견제 수단으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계열분리 명령제”를 쥐어주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3. 계열분리 명령제는 무엇인가.다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버린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규제의 틀을 복원하기 위해서, 이미 과거부터 수차례 검토되었던 재벌 경제력 집중 억제의 주요 세 가지 사전 장치들이 있다. 출자총액 제한 제도를 2002년 수준으로 복귀시키는 것, 변형된 상호출자에 다름 아닌 순환출자를 금지시키는 것, 그리고 지주회사 자회사 최소 지분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그것인데 이를 재벌 규제의 출발로 삼을 수는 있다. 느슨한 형태지만 현재 민주통합당에서 재벌개혁 안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그러나 이들 수단은 재벌 집단이 주로 자금 여력이 부족했던 과거에 설계되었고 유효했던 수단들이다. 또한 사전 규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이미 기업결합이 과도하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경우에 막을 방법이 없다. 사후적으로 단순히 가격규제와 같은 ‘행태 규제’만으로는 실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구조적으로 되돌리는 수단과 장치가 있어야 한다. 바로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 분할 명령제’를 공정거래법 안에 신규로 포함시켜 개정하는 것이 그 수단과 장치다.그렇다면 국민에게 다소 낯선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분할 명령제란 무엇인가. 정부의 명령만으로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인가? 물론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독점과 확장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원리적으로는 독점을 규제하는 두 가지 방법, 원인 금지주의와 폐해규제주의가 있다. 원인 금지주의는 “독과점 그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그 형성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단 독과점이 발생한 경우에도 기업분할 명령, 시장구조 개선 등을 통해 독과점 시장을 경쟁시장으로 규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폐해규제주의는 “독과점 그 자체를 당연히 위법한 것으로 보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폐해를 초래하는 경우, 그 독과점 사업자의 남용행위만을 규제하는 입장이다.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분할 명령제는 원인금지주의 원칙에 입각해 있다. 사실 이미 역사적으로 2003년 참여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한 적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2003년 당시 국책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완화된 형태로 도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낸 바가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민주당도 경제특위에서 계열분리 명령제를 검토했고 지금도 재벌개혁 정책 범주에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지금까지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집단에서 지배주주가 주로 ‘금융계열사’를 이용하여 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교란하는 행위가 적발되거나 또는 그럴 우려가 있을 때, 정부(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집단 지배주주에게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명령(또는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로서 구상되었다. 참여청부 초기에 시행을 준비했으나 반발로 좌절된 바가 있다. 그런데 계열사 지분 매각 처분 명령으로 계열사를 떼어내는 방식은, 현재의 경우에는 꼭 금융계열사로만 국한할 필요가 없다. 최근 MRO사업의 사례 등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중소기업 영역에 무분별하게 침투하여 해당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계열분리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지 독과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금융,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 등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재벌 계열사의 영향이 미칠 때”라는 식으로 ‘공익’을 명시하면서 동시에 금융을 포함하되 거기에 한정하지 않고 의료나 사회서비스, 중소적합업종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것을 지정할 수 있다.아울러 계열분리명령제가 재벌집단의 계열사를 해당 기업의 지분매각을 명령하여 분리해내는 제도라고 한다면, 기업분할 명령제는 단일 거대 독점기업을 쪼개는 명령을 하는 제도다. 거대 독점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독점 폐해를 구조적으로 막기 위해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서 낯설지 않다. 기업분할(또는 계열분리)을 공정위가 직접 행정명령으로 실행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분할을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게 할 것인지에 따른 방법상의 차이에 따라 ‘명령제’냐 ‘청구제’냐로 나눌 수 있지만 지금은 핵심 쟁점이 아니다.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 효과”가 중요하다.매우 직접적으로 기업집단의 경제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과감한 방법이라고 할 계열분리 명령제나 기업분할 명령제는, 한국에서는 재벌집단이라는 존재의 특수성 때문에 하나의 맥락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데, 특히 지금처럼 이미 너무 높은 수준으로 진행된 독점화와 집중화를 구조적으로 완화하는 방법으로는 거의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반독점법처럼 비록 명령제 자체가 실제 시행되는 것이 매우 드물다 하더라도 이 법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재벌 집단이 규율되는 “잠재적 규율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특히 분할, 분리 명령제도는 “비록 수십 년에 한두 차례의 조치가 발동된다 하더라도 ‘잠재적 규율효과’는 엄청날 것”인데, “미국에서도 법원에 의하여 실제로 기업분할 명령이 내려진 경우는 과거 10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몇 건에 불과하였지만 그 잠재적 규율효과는 매우 컸다고 평가된다.”그렇다면 어떻게 분할, 분리할 것인가. 재벌의 분할, 분리는 ‘지분관계 해소’의 방식이 기본이 될 것이고 일시적으로 ‘의결권만을 제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미국 스탠더드 오일 그룹이나 AT&T의 기업분할 사례에서는 지주회사와 자회사 관계에 있던 기업 집단의 분할이 주식교환과 매각을 통해 이루어 졌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해체된 독일의 콘체른은 원칙적으로 콘체른을 다수의 기업으로 분할하고 기존 주주들의 권리는 분할 된 개별 기업 중 하나에 집중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본의 재벌 해체 역시 먼저 재벌에 대한 친족 지배력을 배제한 가운데 일본 재벌의 기본 구조였던 지주회사의 지분정리를 했다. 구체적으로 순수 지주회사는 완전 해체하고 사업지주회사는 자회사 증권을 양도시키고 대신 원래 사업부문은 계속하게 했다. 지주회사정리위원회라고 하는 기구를 만들어 재벌해체과정에서 주식을 인수 받았는데, 이때 양도 받은 막대한 주식에 대하여, 종업원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할 것, 지주회사 및 재벌 동족에 대해 매각하지 않을 것, 지주회시의 자회사 등에도 매각하지 않을 것 등의 원칙에 따라 주식을 처분했던 경험이 있다.분리, 분할 명령제에서 특히 쟁점이 될 사안은 바로 어떤 상황과 국면에서 명령제 시행을 허용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에 대한 예로서 “특히 개별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이 근본적으로 재벌 구조 및 집단적 행태에 기인하는 경우에, 개별 계열기업의 분리가 문제될 수 있으며, 재벌과의 관계를 차단하는 것만이 당해 시장에서 경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동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또한 법적 근거로서 입법화가 요구되지만, 당해 계열 기업의 형태가 독점 규제법 제 3조의 2에서 규정한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 동 규정에 의한 시정조치로서 계열기업의 분리를 명령할 수 있는지도 고려될 수 있다. 즉, 충분히 법률적인 요건을 정의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읽힌다.한 가지만 덧붙이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하다 하더라도, 과연 일정한 기업 집단을 이뤄서 경제활동을 하는 재벌 그룹사를 쉽게 쪼개거나 분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기업 활동이 유지되고 생산 활동을 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닐까. 국민들이 이런 우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우려할 필요 없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기업들의 분할과 합병은 지금도 기업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고 반복되고 있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분할이나 계열분리가 매우 과격한 주장처럼 들리지만, 사실 기업세계에서는 사적 자본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거의 일상적으로 기업 결합과 기업 분할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공적 이해관계에 따라서도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계열분리의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2011년 상반기, 그 동안 주로 중소업체들이 사업해오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업 규모를 재벌계열사들이 팽창시키자 재벌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해당 분야에서 업계 1위는 엘지 계열사이고 (주)엘지 지분이 100%인 서브원이 매출 2.5조원이었고, 다음으로 삼성 계열의 아이마켓코리아(IMK)(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이 58.7%)인데 매출이 1.5조원이었다.국민의 비판여론이 거세고, MB정부도 “대기업이 이런 일을 하라고 출총제를 푼 것이 아니다”면서 압력을 가하자, 2011년 8월 1일, 삼성그룹은 IMK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수순을 밟아가면서 해당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자진하여 계열사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를 실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2011년 연말에 지분을 처분했다. 계열분리 명령제 등은 재벌그룹이 위와 같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소비자의 경제활동에 크게 위협이 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팽창시켜갈 때, 그러고도 위의 사례와 달리 자진해서 계열 분리할 의사가 없을 때,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막는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 체급을 올려주자. 마지막으로 국민의 의지를 대변하여 이토록 막강한 권한인 계열분리 명령제를, 그토록 막강한 재벌집단에게 들이댈 수 있는, ‘더 막강한 기구’이어야 하는 ‘명령 조직’은 누구인가. 공정거래위원회다. 과연 공정거래위원회가 할 수 있을까.현재 재벌규제가 ‘법치주의’만 확립되어 있어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안 되는 이유는 정치, 관료, 검찰, 언론이 모두 재벌의 영향권 아래 있다는 엄연한 현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재벌 감독기관이자 ‘재벌의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을 감독할 수단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더욱 문제이다. 1981년 이후 재벌은 놀라운 변화를 겪으면서 권력을 키웠는데 재벌의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힘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적 구성에서 공정성과 독립성, 권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형식상 “중앙행정기관으로써 합의제 행정 관청”이고 “독립된 규제위원회로서 각종 고시, 규정. 규칙 제정권을 갖는 준 입법기관이자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준 사법기관”이다. 우선 위원장 포함 9인 위원회 모두가 대통령 임명으로 되어 있는 현행 구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임명 위원 외에 정당 추천과 국회 동의로 지명되는 위원을 추가할 필요도 있다. 동시에 정부 기관인 공정위에 상응하는 국회 차원에서의 ‘재벌 규제위원회제도’를 한시적으로 두는 것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필요하다.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독과 조사 권한을 대폭 보강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된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은 폐지하여 일반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전속 고발제도라는 것이 당초에 “고발권의 남발로 기업인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 기관의 판단에 따라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를 가려”낸다는 명분으로 1996년부터 도입된 것인데 지금의 성숙한 사회문화 환경을 감안할 때 오히려 국민들의 고발권을 제약할 소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대신 공정위는 ‘강제 조사권’을 부여 받아 재벌집단에 대한 실효적인 조사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이상의 ‘준 사법권’적 권한도 보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공정위는 강제력이 없는 ‘자료제출 요구권’만을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커져버린 재벌집단의 권력에 맞게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과 권력을 줄 필요가 있다….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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