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에 대한 정유업계의 책임

By | 2012-02-17T12:42:21+00:00 2012.02.17.|

‘미친 기름값’은 누구의 책임인가?어떤 신문이 아예 대놓고 ‘미친 기름값’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요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전국 평균 2,000원에 육박해서 사상 최고치를 위협하고 있다. 해당 기사가 나왔던 2월 13일에 ‘정유업계의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4대 정유업체의 작년 매출액을 다 합쳐 보니 무려 200조 원 가량이다. 이 두 기사를 보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특히 차량으로 먹고 사시는 분들이 느낄 박탈감이 떠오른다.얼핏 보면 둘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마진이 줄어든 주유소의 자구책에서 비롯되었고 작년에 정유업계의 실적이 좋았던 것은 유례없는 수출 호황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소매업주인 주유소와 수출대기업인 정유업계가 각자 나름 노력해 온 자연스런 결과로 해석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석유에 얽힌 가격과 수익결정 구조를 보면 우리는 정유업계의 책임을 보다 강화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사실을 되새겨 보자.첫째, 정유업계는 담합을 통해 도매 가격을 독점적으로 결정한다.당연한 얘기지만 도매가가 떨어져야 소매가도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폭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펼친 대표적인 정책은 이른바 ‘알뜰주유소’ 정책이다. 경쟁을 통해 기름값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정유업계에 대한 압박은 전제되지 않았다. 시장을 독점한 4대 정유업체가 매년 담합을 통해 도매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는 시늉을 보이긴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 정유업체는 돌아가면서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하는데 이른바 ‘자진신고자 감면제’를 이용해 과징금을 면제받는 수법을 사용한다.둘째, 정유업계는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생각만큼 부담스럽지 않다.한국의 정유제품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예컨대 수송용 연료는 세계 최고의 환경 기준을 자랑한다. 이런 경쟁력은 세계 6위의 설비능력과 수출규모로 증명된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선진국들이 휘청하고 선진국들의 정유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석유제품의 수출 전망은 한마디로 ‘장밋빛’ 그 자체이다. 원유 가격이 상승한다 해도 수출이 워낙 호황이다 보니 정유업계는 크게 걱정할 바가 아니다. 셋째, 원유 수입량의 상당 부분은 정유업계에 의해 그대로 수출된다.원유 수입량의 약 1/4은 그대로 수출된다.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원유 수입액의 약 1/2) 한국에서 원유 수입의 최대 큰 손이 정유업계인 셈이다. 그렇다면 정유업체의 수출량은 한국의 원유 도입원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유 도입원가 급등의 부담을 오로지 주유소와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유가 급등 시에는충격을 일정하게 흡수해 주는 최소한의 책임 정도는 져 주어야 한다고 본다.주유소와 국민들이 기름값 폭등에 근심이 늘어가도 정유업계는 언제나 국제유가에 그 책임을 돌린다.그러나대규모 원유도입은최소 수 개월에서 최대 수 년의 장기거래가 기본이다. 정유업체는 거대 구매력을 바탕으로 유가 급등의 위험을 회피하는 한편, 주유소 운영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또 한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한 마디로정유업계는 유가 급등의 부담을 사회에 전가시킬 수 있는 구조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엄연한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 이 글은 여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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