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ECB가 강제적 채무조정 나서야

By | 2018-07-02T18:38:33+00:00 2012.02.09.|

세계 석학들의 기고 전문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실린 “유럽중앙은행 바로 잡기(Capturing the ECB)”라는 제목의 글을 요약 소개한다. 글을 쓴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는 콜롬비아대학교의 교수이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저서로 ‘끝나지 않은 추락(Freefall: Free Markets and the Sinking of the Global Economy)’ 등이 있다. 스티글리츠는 그리스의 국가 부채 해결에 있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이고 있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ECB는 투자자 혹은 채권자들이 손해를 보도록 하는 채무 불이행에 반대하며, 대신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투자손실 부담을 짊어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스티글리츠는 이러한 입장을 두고 특이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독일 정부는 채권자들이 최소한 50%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투자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역시 이와 비슷하다. ECB가 더 많은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은행의 투기를 규제하고, 은행에 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채무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강제적 채무조정, 민간 투자자에 막대한 손실을 물리는 방식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은행 시스템을 잘 통제하고, 국채를 보유한 은행의 보험 가입을 통해 안정성을 담보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더 강제적이고 통제된 방식이 필요하며, ECB가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유럽중앙은행 바로 잡기(Capturing the ECB)2012년 2월 6일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그리스 국가 부채에 관한 논쟁은 지금 유럽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견해의 충돌과 근시안적 경제정책, 이익집단의 폐해를 가장 잘 보여준다. 독일은 채권소유자들이 적어도 50% 손실처리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부채 조정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부채위기를 생각해보자. 당시에는 상황을 부드럽게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와 규제당국의 권유 혹은 강압에 의해, 주로 대형 은행이었던 채권자들을 한 방에 모아놓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짜낼 수 있었다. 하지만 부채의 증권화가 이루어지면서 채권자는 수도 없이 많아졌으며, 그 중에는 정부와 규제당국을 좌지우지할 만한 헤지펀드도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금융시장의 “혁신”은 채권자들이 (채무 불이행으로 이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 역주) 보험을 들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들은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들은 보험금을 받기를 원하는데, 그건 채무 불이행의 “신용사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ECB는 채무 불이행 상태를 막고자 “자발적인” 채무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ECB의 입장은 특이하다. ECB는 채권자들이 보험금을 받지 않고 50%의 손실을 감내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ECB의 이런 태도에 대한 설명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사실 (채권 투자를 했던 – 역주) 은행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그 중 일부는 투기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둘째, ECB는 금융시스템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채무 불이행의 충격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투자자들이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셋째, ECB가 보험에 가입한 은행을 위해 자금을 준비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설명 중 어떤 것도 ECB가 강제적인(비자발적인) 채무 조정을 반대하는 적절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ECB는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 규제당국은 은행이 투기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은행은 보험에 들고, 보험금 지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채무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강제적인 채무조정이 자발적 채무조정보다 충격이 크다는 근거가 없다. ECB는 자발성을 강조함으로써 채무조정이 심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채무조정이 필수적이다. 결정적으로 ECB의 태도에서 이상한 점은 민주적 운영방식에 관한 것이다. 신용사태가 발생할 것인지 아닌지는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 International Swaps and Derivatives Association)의 비공개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CB가 비공개 위원회에 대표를 파견하여 채무 조정방식을 어떻게 할 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강제적인 채무조정이 금융위기의 전염 효과를 가져와 이탈리아, 스페인, 심지어 프랑스와 같은 거대 유로 지역 경제들마저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는 일면 공익을 고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시 논점을 피해가고 있다. 왜 강제적 채무조정이 자발적 채무조정보다 더 심각한 전염 효과를 가져 온다고 생각하는가? 은행 시스템을 잘 통제하고, 국채를 보유한 은행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면, 강제적 채무조정이 금융시장을 덜 혼란시킬 것이다.물론 이런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리스가 강제적인 채무조정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다른 국가도 그런 식으로 위기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국가의 금융시장은 이미 문을 닫았다. 그래서 충격의 연쇄반응은 제한적이다.ECB는 예기치 않은 놀라움을 가져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기관이 특수한 이익이 사로잡혀 행동하던 모습을 이미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있다. 2008년 이전에 그러했다. 불행하게도 유럽과 전 세계 경제에는 그 때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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