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에서는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을 새롭게 연재합니다.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세계 석학들의 기고 전문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실린 “글로벌 불균형과 국내 불평등(Global Imbalance and Domestic Inequality)”이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한다. 글을 쓴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는 전 터키 재무장관이자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세계은행 부총재로 현재는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이다.글로벌 불균형이란 세계무역 거래로 인해 지역 및 국가 간에 발생하는 투자와 저축의 괴리현상을 말한다. 주로 중국을 비롯하여 수출 중심의 경제를 운영하는 신흥국들은 무역 흑자가 쌓이는 반면, 미국을 비롯하여 수입에 의존하며 내수 중심의 경제를 운영하는 선진국들은 무역 적자가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 지역으로 자본이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오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 자산가격 상승과 환율 갈등을 유발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아래 글에서는 글로벌 불균형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한다. 무역 흑자가 과도한 지역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규모보다 더 많은 자본이 쌓여간다. 즉, 노는 자본이 생긴다. 이를 두고 아래 글에서는 저축이 늘어난다고 표현한다. 저축이라고 하면 긍정적 의미로 여겨지지만 여기서는 자본이 적절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합하다. 반면 무역 적자가 과도한 지역에서는 이로 인한 부담 때문에 재정지출과 공공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쉽게 말해한 쪽에서는 자본이 남아돌고, 한쪽에서는 자본이 모자라서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면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맥락에서 개인들의 소득 불평등 역시 경기 회복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 확산은 전 세계적 추세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고소득자의 경우 소득 중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 때문에 고소득자의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비 비중은 줄고 저축, 다시 말해 ‘투자되지 않고 노는 돈’만 늘어가는 것이다. 글로벌 불균형이 국가 차원에서 자본분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면, 소득 불평등은 개인 차원에서 자본분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인 셈이다. 따라서 이 두가지 모두를 고려해야 경기 회복의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글로벌 불균형과 국내 불평등(Global Imbalance and Domestic Inequality)2012년 1월 10일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글로벌 불균형에 관해서는 이미 몇 해 동안 공론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요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한다면 글로벌 불균형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많은 국가에서 불평등 문제와 함께 다시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불균향과 불평등의 관계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중국과 같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신흥국은 내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적자와 공공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선진국의 무역수지 적자와 신흥국의 무역수지 흑자에 관한 것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인도, 남아프리카, 브라질, 터키 등 많은 신흥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으며 독일, 일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많은 선진국은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 무역수지 흑자의 축소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지 선진국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신흥국의 흑자를 줄이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 선진국 독일의 흑자 규모 축소를 통한 유럽 위기 회복은 중국의 흑자 규모 축소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중국과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둘 다 경제 회복의 장애물이다. 세계적 차원에서 잠재 유효 수요를 줄이고, 투자를 초과하는 저축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많은 국가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부의 집중 현상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경제 회복의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디. 글로벌 불균형이 외부적인 문제라면, 소득과 부의 집중 문제는 내부적인 불균형이라 볼 수 있다. 고소득자는 저소득자에 비해서 소득 대비 저축 비중이 높다. 따라서 최근 나타나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의 임금 격차는 사회 전체에서 더 많은 저축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저축을 통해 쌓인 돈을 풀어야 하므로 더 많은 투자와 순수출, 공공지출이 필요하다. 불평등 정도는 각 나라마다 매우 다양하지만, 상위계층의 소득 집중도가 높아지는 경향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상위계층의 소득 집중으로 인해 투자와 지출 보다는 저축이 늘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물론 정부 정책을 통해서 소득 불평등이 가져올 경기 침체를 막을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에 최고소득층에서 나타난 높은 저축률을 상쇄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과 부채를 통한 저소득층의 소비 장려 정책을 폈다. 중국은 수출과 정부의 강력한 투자 지원 속에서 지속적인 팽창이 가능했다. 어찌됐든 과도한 무역수지 흑자와 소득 집중 현상은 둘 다 총 저축량을 높이고, 경기 침체를 가져와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따라서 글로벌 불균형 문제와 함께 ‘내부 불균형’을 가져오는 소득 집중도가 어떻게 심화되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양쪽을 모두 고려해야만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 ▶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