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62.3세 할머니, 할아버지로 결성된 ‘청춘합창단’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사회 뒤켠에 물러나 있던 노장들이 아름다운 화음을 전하며 찬사를 받았다. 젊은 꿈마저 접고 달려온 노인 세대들의 회한이 하모니에 녹여져 더 뭉클했다. 숨 가팠던 세월을 내려놓고 새로운 청춘을 꿈꿀 법도 한 노인세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여든을 넘긴 오늘날 그들은 남은 20여년을 어떻게 먹고 살아갈까를 고민하면서 여유를 부리지 못한다.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려는 고령자가 줄을 서 있다.

퇴직 후에 여행을 다니고, 매달 나오는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 세대는 많지 않다. 절반 이상의 고령자들이 생계를 위해 고임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 손자들을 봐주며 용돈 조금 타서 쓰는 것만으로 생활에 보탬이 되기 어렵다. 버젓이 내 집을 갖고 있어도, 매달 손에 쥐는 현금이 여의치 않아 빈곤한 노인가정도 많은 실정이다. 전쟁 세대나 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들이 10년 안에 고령자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부모들을 부양하면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세대들이다. 전국민 대상의 국민연금 역사가 짧은데다, 재정안정성 때문에 보장성은 계속 낮게 조정되고 있다. 노령연금은 노후소득의 3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노인세대는 더 많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고령화되는 시점에 노령연금 수급률은 절반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절반 이상의 노인 세대들이 일을 하지 않을 경우 빈곤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노인복지는 노인 돌봄의 사회화라는 측면에서 예전보다 진전되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의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OECD 국가들 중에 한국이 노인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노인이 가난한 나라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노인세대가 언제까지 개인의 근로 수입에 의존해 살기는 힘들다. 노후소득보장제도는 고령화에 대비하는 우리 사회의 기초적인 안전망이다. 대다수가 노후 준비로 국민연금을 꼽는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여성노인들 다수가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여성은 생애주기 내내 불평등한 고용구조로인해 경제력이 취약하고, 이것이 고령까지 누적되면서 여성노인의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가족환경의 변화로 독신, 이혼, 별거, 재혼여성 등이 늘면서 여성이 가구의 생계를 감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노령세대의 문제와 특히 취약한 여성노인 빈곤 원인을 이해하고, 여성노인의 소득보장을 확대하고 있는 외국사례를 살펴보겠다.

최정은 jechoi@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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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가난한 여성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