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정위기 담론은 신자유주의의 복귀

최근 대두된 세계 각국의 재정위기 담론의 이면에 신자유주의와 보수 세력의 부활을 위한 정치적 시도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새사연의 여경훈 연구원은 지난 17일 ‘재정위기 : 국가를 굶기는 전략’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재정위기 논란은 “1980년대 신자유주의 기획의 화려한 복귀”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의 역할이나 재정 정책의 유효성을 부정하기 위한 정치적 시도” 라고 분석했다.

여 연구원은 재정위기 담론은 일명 ‘국가를 굶기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 전략의 핵심은 “감세정책을 통해 국가의 재정수입이 줄어들면, 심각한 재정적자를 초래하게 되고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사회복지지출 축소를 강제할 수 있다는 논리” 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정책은 신자유주의의 전도사로 알려진 19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본격적으로 실현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보수 세력들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한 채 숨 죽이고 있다가 최근 국가재정위기(Sovereign-debt crisis)라는 용어를 빌미로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 재정위기의 원인은 감세와 정책

미국의 예산정책우선센터(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가 미국 재정적자를 초래한 요인별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부시 정부의 감세 정책, 2008년 경기침체가 향후 10년 동안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실업보험이나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의 복지정책은 재정적자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미국에서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높았던 시절은 감세와 전쟁을 주도했던 공화당 정부 시기였다. 1980년대 레이건이 집권하기 전에는 25.8%에 불과했던 것이 레이건 재임 기간에는 41%로 상승했다. 이후 클린턴 정부 시절에는 34.7%로 하락했으나 부시 정부 시절 다시 40.3%로 증가했다.

미국 재정적자 심각한 상황이라고만 볼수는 없어

최근 S&P로부터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미국의



경우도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만은 아니다. 2009년 이후 재정적자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09년 이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제로금리 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지출 대비 지급해야 할 이자의 비율을 국가 부채 정도의 실질적인 지표라고 본다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신용평가기관인 S&P의 신뢰성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S&P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에 대해서도 파산 직전까지 A 등급을 부여했고, 아이슬란드에 대해서도 국가부도사태 직전까지 AA+ 등급을 부여한 기록이 있다.

재정위기 해법은 작은 정부 아니라 유능하고 책임있는 정부

그렇다면 재정위기의 해법은 무엇일까? 여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감세정책을 되돌리고, 부자와 대기업에 대해 증세를 추진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철군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버리고 산업정책과 금융규제정책, 소득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복지 지출 감소를 통해 재정위기를 해소하겠다는 것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 ‘유능하고 책임있는 정부’라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미국 부채위기에 따른 글로벌 재정위기’로 규정한 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복지지출 확대를 ‘복지 포퓰리즘’이라 비판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발생한 재정적자 역시 미국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 남북대결에 따른 국방비 지출 확대, 4대강 사업 등의 토목공사 지출로 인한 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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