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저소득 취업자, 사회보험료 지원 필요하다.2. ‘반값’의 말장난 속에 혜택은 극히 일부에 국한3. 사업주 지원을 축소하고 이를 사회보험료 재원에 활용해야4. 맺음말 : 고용보험 제도의 개혁과 함께 가야1. 저소득 취업자, 사회보험료 지원 필요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른바 ‘반값 사회보험’ 정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저임금 취업자 약 100만 여명에게 사회보험료를 최대 절반까지 지원하는 방안이다. 최대 절반까지 지원한다고 해서 언론 매체가 ‘반값’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나라당 내에 두 가지 방안이 있는데, 정두언 의원의 안은 일용직, 간병인 등을 포함하여 취약 노동계층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김성식 의원의 안은 고용보험에서 포착 가능한 저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먼저 언론에 노출된 것은 여당 쪽이지만 구체적인 법률안 작업은 야당 쪽이 한발 앞서 있다. 민주당의 이미경 의원은 초안을 이미 마련해서 법제처에 검토를 요청해 놓고 있다. 조만간 특별법의 형태로 법률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알려지지는 않고 있으나 일단 사회통합과 사회정의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저소득 취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은 일차적으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이차적으로 사회정책의 실효적 영향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소득이 낮다는 것은 불안정 고용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당 부분 제도적 보호(사회보험)에서도 배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보험은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로부터 정당성이 도출되는 제도이고, 그렇다면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저임금 노동자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 사회보험료 지원, 사각지대의 해소 사회보험 또는 행정적 영향권 내에 있지 않는 이들 집단을 ‘비공식 고용’이라 부르는데 최소 기준에 따라 약 200만 명에서 최대 약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최저임금 미달자 약 230만 명, 사회보험 미가입 비정규직 약 280 만 명과 유사 실업자 약 300만 명을 들 수 있다. 이외에 비공식 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세자영업자(self-employment)와 특수고용 노동자 그리고 가사노동자 등을 포함하면 거대한 비공식 부문의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은 OECD 고용전략에서 공식적으로 권고하는 사항이다. 한국에서는 이 정책이 비공식 고용의 공식 고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일반적으로는 다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의 기대효과첫째, 개별 노동력의 적응성(employability)과 이동성(mobility)을 높여 노동력의 질적 성장을 촉진한다.- 인적자본 투자 측면 : 노동빈곤 계층의 질적 하락 저지. 둘째, 가장 중요한 임금정책 가운데 하나인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 최저임금 제도의 전달체계 강화 첫째, 한계소비성향이 큰 하층의 임금수준을 높여 경기 침체를 저지한다.- 거시경제 측면 : 총수요의 구성의 오류 시정 이상의 의의에 비추어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은 찬성할 만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를 열렬하게 찬성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그 배경을 알아보자. 2. ‘반값’의 말장난 속에 혜택은 극히 일부에 국한 사회보험료 지원은 상당수의 OECD 국가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 목적은 약간씩 편차가 있는데, 저소득 임금노동자의 소득 지원 (영국, 독일 등), 기업의 노동수요 촉진 (프랑스 등) 그리고 영세 사업장의 노사 양측 보험료 감면 (벨기에, 스페인, 캐나다,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등으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한시적 재정정책의 목적을 담을 때도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 사회보험료 지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식고용으로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양극화의 해소, 사회통합의 강화가 시대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비공식고용이 지나치게 과잉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한나라당이 검토하고 있는 정책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혜 대상이 최대 120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고 지원 금액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사실 ‘반값’이라는 말 자체는 과도한 상징조작이다. 이 정책은 노동소득이 증가하면 지원액이 감소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히 말해 한나라당의 안은 최대 50%, 최소 0%의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공식고용으로의 유인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대 50%의 지원율을 상향시켜야 하고 대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3. 사업주 지원을 축소하고 사회보험료 재원으로 전환해야 비공식 고용 규모가 훨씬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왜 한나라당의 안은 대상규모가 120만 명 정도에 그치는 것일까? 최저임금에서 최저임금 1.3배까지의 임금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들 중에서도 사업장 규모와 주동 노동시간에 일정한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김성식 의원안 기준) 이 정도 수준으로는 공식고용으로의 전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혜택에서 제외되는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비사업장 노동자(특수 및 가사노동자 등), 비임금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그리고 시간제 노동자 등에서 비공식고용은 훨씬 빈번하게 관찰된다. 그런데 재정규모가 7~8,000 억 원에 지나지 않는(!) 이 정도 수준의 지원에 대해서도 재정당국의 반대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정부는 취약 노동계층의 사회보험 가입이 늘어나면 앞으로 추가 지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반대 논거로 덧붙일 것이다. 각종의 법인세 지원 제도를 조금만 축소 또는 폐지해도 재원 마련은 어렵지 않다. 현재 많은 종류의 법인세 조세 감면이 고용창출을 이유로 시행되고 있다. (임시)고용투자세액공제, 고용창출세액공제, 외국인투자진흥법에 의한 세액공제, 경제자유구역법 등에 의한 세액공제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제도는 모두 사업주를 지원하는 것이며 대표적인 고용정책사업인 고용보험기금사업의 상당 부분도 사업주 지원 일색이다. 반면 취업자를 지원하는 재정사업은 소규모 사업 몇 개가 최근 시작되었을 뿐이다. 취업자를 지원하는 재정사업을 늘리고 효과가 의심스러운 사업주 지원 재정사업을 줄여야 한다. 4. 맺음말 : 고용보험 제도의 개혁과 함께 해야 재정문제와는 별도로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이 그 진정성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고용보험 제도의 개혁을 필요로 한다. 제도의 외형을 개혁하는 것과 함께 내부 운영 절차를 개혁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각의 측면을 짚어 보자. ■ 제도 개혁 방향 : 제도의 확대 측면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의의가 있다. 고용보험은 사회보험 가운데 가장 커다란 사각지대를 갖고 있다. 사각지대 가운데 위법하게 고용보험을 회피하는 사업장과 노동자를 포괄하는 데 이번 정책이 사용될 수 있다.이외에도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는 법적으로 가입이 거부되는 취업자 집단이 있다.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 가사노동자, 주당 15시간미만 단시간 노동자, 소규모 농림어업 사업장 종사자, 고령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에게 가입이 허용되도록 고용보험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또한 한국 고용안전망의 제도적 불비(不備) 사항으로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실업부조 제도가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한다. 청년실업자, 장기실업자 등이 대상이 되는데 이들은 보험료 기여를 전제하는 보험 방식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사각지대이다.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은 이들 정책의 도입과 함께 가야만 그 진정성이 인정되고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 제도 개혁 방향 : 기존 제도의 개혁 측면 현행 제도 하에서도 손을 보아야할 많은 과제가 있다.먼저 사업장단위로 관리되는 방식을 개별 피보험자 단위로 관리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재 방식은 취업자에게 사회보험료 지원 금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둘째, 시간당 임금 산정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이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임금조사의 아주 커다란 숙제이기도 하다. 정확한 단위 노동임금이 조사되어야만 시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도 사회보험료 지원이 가능해진다.마지막으로 행정적 제재, 신고센터의 운영 등이 필요하다. 비공식고용을 공식고용으로 전환하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수단은 행정적 적발과 제재임에 분명하다. 예컨대 최저임금 위반, 사회보험 불법 가입 회피 등에 대해 행정적 조치가 방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복지담론 경쟁이 ‘일자리’ 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반값 사회보험료’가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의 안은 매우 미흡하다. 우선순위가 높은 집단들이 오히려 뒤로 밀리고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 거창한 ‘반값’ 구호가 국민들의 마음속에 실망감으로 자리 잡는다면 향후 이를 교정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해소, 비공식고용의 공식화를 위해서는 많은 제도 변화를 필요로 한다. 사회보험 지원 정책이 과연 이런 큰 그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직 흔쾌히 찬성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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