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랩하는 1980 5월과 2011 5


 


빈 라덴의 사살, 만약에 사실이라고 해도 미국이 들뜰만한 일일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1 5 2일 (현지시간),백악관에서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미군 특수부대에게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빈 라덴이라고 하면 2001 9,11테러의 배후인물로서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끌었다고 하는 인물인데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사살된 것은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이며이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테러와의 전쟁”은 9.11 테러 당시 미국대통령이었던 조지 W.부시가 선포했는데,역시 이번 일에 대해서미국의 승리”이며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정의는 틀림 없이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미국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해명되겠지만,사살되었다고 하는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놓고 그것의 진가를 판별하는 것으로부터,그의 시신에서 시료를 채취해 DNA분석을 끝낸 뒤 바다에 수장시키기까지 적어도 며칠은 걸릴 것인데 불과 6시간밖에 안 걸렸다는 등 사살 발표 자체에 적지 않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빈 라덴이 사살된 것이 사실이라 해도,미국이 그처럼 들뜰만한 일이겠는가?


사실 이번 발표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9.11 테러를 계기로 세계를너의 편,아니면 적의 편”으로 갈라 놓고 오늘날 국제질서의 병폐를 낳았다. 더욱이 미국이정의”을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자행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나 이라크 전쟁, 특히 그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감행했던 죄 없는 주민학살과 같은불의”는 너무나도 엄청나다.


미국에 의한 스스로 키운괴물”죽이기, 이번이 처음 아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문제시할 일이 있다. 한 언론이스스로 키운‘괴물’을 죽이고 환호하는 미국”이라고 표현했던 바로 그 문제이다.


여기에는 빈 라덴이 어째서 테러 조직을 만들었는가? 이슬람 근본주의가 어째서 이처럼 극렬하게 변했을까? 요컨대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인물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테러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었겠는가 하는 등의 의문이 함축되어 있다.


이는 결국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는 미국의 벗이었던 빈 라덴이 워싱턴 한 복판에서 금찍한 9.11 테러를 단행한반미테러의 지도자”로 돌변했던 일을 놓고 하는 말이다.


빈 라덴은 물론 사담 후세인이 역시 그랬듯이 그 원인 제공자는 바로 미국 자신이 아니었던가.


이렇게 생각하면 이번 일이나 중동의 사태들이 1980 5월의 광주사태와 자꾸 오버랩(overlap)하게 된다.


광주사태의 발단은 18년 동안이나 군사독재자로서 한국에 군림했던 박정희의 죽음이 였었다. 세간에는 그가 1979 10, 안가에서 복심중의 복심인 김재규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알렌 덜레스가 자신의 미 CIA장관 재임 중에 가장 성공한 예가 1961년 한국에서의 (박정희가 주도한)군사쿠데타였다고 말했던 것처럼 박정희 정권의 창출자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박정희가 독자적인 핵 개발과 미국의 특허 하에 제작한 무기들의 수출 등 저들의 이익에 저촉되는 방향으로 나가자 제거해 버렸다는 것을 이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비밀이다.


미국은 그 이후 새로운 친미정권을 세우는데 방해될 것을 우려해서울의 봄”을 만끽하며 민주화를 이루어보려 했던 한국민에게 군 통수권자로서 군을 투입하고 발포하도록 지시했었다. 그 이후에도 미국은 한국에서만은 언제나 확실한 정부의 편이었다.


광주사태와 중동의재스민혁명”에서 보인 미국의 이중인격과 본성


미국은 한국 민중의 반정부 민주화 운동을 중동에서처럼 도와나선 적이 한번도 없었고 매번 민중을 탄압하는 정부에 직간접으로 협력했다.


일련의 사실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재스민 혁명”을 자연발생적인 사태라면서 특히 리비아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군력을 동원했던 미국이지만 1980년대의 그날 광주에서 보여준 것처럼 한국에서 민중들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또 벌어 지고 이 나라 친미정권이 진짜로 위기에 처하게 되면, 또한 그렇게 됨으로써 저들의 이익이 위협받게 된다면, 미국이 반정부 시위군중들, 설사 그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이나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도 잔인하게 짓밟지 않는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바로 이것이다.


“재스민 혁명이 다음은 어디서 일어나겠는가”을 어리석게 예측하는 MB의 막말을 올바르게 되 새기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