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기면서 누군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쪽 쯤 읽었을 때 그 이름이 떠올랐다. 바로 루쉰의 “아Q”다. 김현종 전 본부장께서도(이하 존칭 생략)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하느라 혹시 불멸의 고전, ”아Q정전“을 아직 못 읽었다면 꼭 보시기 바란다.

아직도 멕시코가 그리도 자랑스러운가

“그는 곧 패배를 승리로 돌려 버렸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힘껏 자기 뺨을 두세 차례 연거푸 때렸다… 때린 다음에는 기분이 가라앉아 때린 것은 자기고 맞은 것은 다른 사람같은 기분이 되었다”(아Q정전)

김현종은 여전히 멕시코가 자랑스럽다. “보도내용과 달리 멕시코는 나프타 발효후 5년간 연평균 3.0%, 10년간 연평균 3.3%의 건실한 GDP 성장을 기록했으며, NAFTA를 계기로 중남미 제1위의 해외직접투자 유치국으로 부상했다”(120쪽). 수출이 증가하고 FDI가 대폭 유입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1993년에서 2007년까지 수출은 311% 증가했고 외국인투자 역시 세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1인당 경제성장율은 15년간 연평균 1.6%에 불과했다.

도대체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성과인가? KIEP의 CGE 모델처럼 미국과 FTA를 맺으면 생산성이 1% 올라서 성장률은 6-7%를 넘어야 말이 되지 않겠는가? 그의 표현대로 “FTA 후진국”인 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미국과 FTA를 맺지 않고 비정통적인 경제정책을 사용하는 브라질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이다.

그 이후는 더 비참하다. 금융위기 이후 2008년의 GDP는 1.3%, 09년에는 -7.1%를 기록했다. NAFTA의 목적대로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주요 공기업을 민영화했으며, 이들 기업이 외부 자본시장에 의존하고 심지어 파생상품을 다뤘기 때문이다(기업의 금융화).






멕시코 은행을 인수한 미국 대형은행들은 자국이 위기를 맺자 달러를 회수했고 멕시코는 외환위기 상태에 빠졌다. 이웃 나라 아르헨티나가 2001년 금융위기 때 자본통제 조치를 취했다가 2009년까지 47건의 투자자국가제소를 당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멕시코 정부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그가 한 챕터를 할애해 아무 문제도 없다고 곳곳에서 강변하는 투자가국가제소권의 실체이다. 불행하게도 멕시코는 구조적 위기 상태에 빠져서 약간의 외부 충격에도 국민의 삶은 위협받게 되었다.

내부의 양극화도 더욱 심해졌다. 06년 현재 실질임금은 아직도 9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니계수는 0.47 정도로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이다. 그런데도 그는 “나프타가 멕시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정부가 효과적으로 반박했기 때문인지 관심이 캐나다로 바뀌었다”(158쪽)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당한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캐나다도 NAFTA 이후 미국을 따라 공공지출을 줄인 결과 한국보다도 지니계수가 높은 나라가 되었다. 이것이 우리보다 15년에서 20년(캐나다) 앞서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들의 현재 상태이다.

김현종에게 멕시코는 또 다른 면에서도 모범이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와 FTA를 맺어서 그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을 대부분 ‘선점’했기 때문이다. 바로 김현종의 꿈인 “FTA의 허브”이다. 그러나 냉정한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양자간 협정에서 언제나 허브는 강대국이 되기 마련이다. FTA 전문 경제학자인 볼드윈은 이를 스포크 함정(spoke trap)이라는 말로, 즉 여러 강대국에게 이리 저리 휘둘리게 되는 현상으로 묘사한다. 불행히도 그 볼드윈은 한국이 멕시코 꼴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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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국’이란 어떤 존재인가? 비단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와 동북아 외교관계를 논함에 있어 이제 ‘중국’은 가장 큰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금융위기 이후 워싱턴 컨센서스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종주국 미국이 쇠퇴하는 이면에,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의 축으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 맹목적인 ‘반중감정’을 부추기는 보수와 저게 무슨 사회주의냐는 비아냥거림을 보이는 일부 좌파의 편협함을 벗어나, 냉철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중국’의 오늘을 짚어보자. 그리고 중국의 경제, 정치, 외교적 부상에 우리의 올바른 미래를 함께 논하는 계기를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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