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토, 일요일에 더 오래 근무합니다. 번거로운 회의도, 전화도, 또 저녁의 약속도 없는 때야말로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때론 밤샐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늦어도 9시에는 집으로 출발합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기 위해섭니다. 완전히 따로 노는 우리 네 식구도 이 때만은 한 자리에 모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집의 세 여자가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걸 짐짓 놀리면서 콧등이 시큰해지는 걸 참아야 했습니다. 뭐 이런 황당한 얘길 보면서 감동을 하는가, 판타지 때문이 아닐까? 우리 가족이 “성균관 스캔들”에 열광했던 것까지 떠올리면 이 혐의는 더욱 짙어집니다. 우리가 흘린 눈물이란 현실 외면의 카타르시스가 아니었을까요? 시크릿 가든의 작가는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면서도 오히려 주인공의 입을 빌어 그게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되풀이해서 상기시킵니다. 또 구질구질한 현실을 불굴의 의지로 씩씩하게 헤쳐 나가자는 거짓말도 하지 않습니다. 순도 100%의 판타지를 통해 우회합니다. 현실을 비틀지 않고 ‘시크릿 가든’이라는 딱 하나의 설정을 통해 감동까지 주면서 단숨에 뛰어 넘어버립니다. ***참 시답지 않은 사람이 우리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원장이 되었구나,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연구원들과 함께 새사연을 ‘시크릿 가든’으로 만들 작정입니다. 딱 그 하나 때문에 현실이 뒤바뀌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2년 뒤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 기적적으로 여러 조건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정책 연합이 그 중 필수 요소라는 건 아무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연합정권이 내부에서 따지지 않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그런 정책꾸러미를 지금부터 1년 내에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야4당 정책연구원과 민간 정책연구소들이 함께 만들어 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새사연이 맨 앞장에서 모든 주제의 합의안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정치연합은 후보단일화로 축소.왜곡되고 우리는 또 실패할 겁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말한다”는 우리의 막연한 짐작을 엄연한 사실로 확인해 주었습니다. 삼성은 이제 한국의 검찰, 행정부, 사법부, 언론까지 장악했습니다. 이제 “승자의 저주”가 시작될 겁니다. 기업지배구조 면에서 삼성이 위험하다 하는데 그건 곧 한국이 위기에 빠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미 삼성은 세리보고서를 통해서 한국의 의제를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새사연은 삼성보고서들의 거짓말을 두고 보지 않겠습니다. 또한 삼성과 관련한 모든 자료와 정보, 운동을 모아서 “좋은 삼성 만들기” 네트워크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삼각동맹(재벌-경제관료-조중동)의 정중앙을 조준하겠습니다. ***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전함이 있다”고 했지만 기실 장군의 승리는 수많은 백성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전란이 끝날 때까지 일본군이 항상 우회할 수 밖에 없었던 무적함대가 어찌 단기간에 만들어졌겠습니까? 우리에게 “시크릿 가든”의 시크릿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까지 9명의 연구자가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후원이 필요합니다. “그래 특별히 회비를 더 내자!” 대단히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상을 바랍니다(손석춘원장과 정반대로 정말 뻔뻔하죠?^^) 바로 여러분 옆에 있는 한 사람을 회원으로 초대해 주십시오. 좋은 삼성을 만들기 위해 발랄한 아이디어를 내 주십시오. 우리가 발표한 정책의 구멍을 메워 주십시오. 여러분을 시크릿 가든으로 초대합니다. 2011년 1월 12일 정태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