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새사연에 가입할 때는 제 분야에서 연구한 것들을 많이 공유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촉박해지니 이제야 하나 정리해서 올리게 되네요.^^

하반기에 수행한 과제 중에 하나를 공유합니다.

왜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찾기가 어려울까?

인천에 살면서 정상적인 삶에 적합한 집(10평 내외의 방2, 분리된 주방, 욕실, 화장실)을 

납득할만한 가격에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더군요

막연히 소형주택이 부족하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과제 수행하면서 인천시내 주거지의 유형을 분석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더군요

아직 발표된 자료는 아니지만, 핵심내용만 추려 올립니다

혹시 인용이 필요하신 분들은 내년 1월에 발표될 때까지 기다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보고서는 무료로 공개됩니다(http://www.idi.re.kr).


하반기에 수행한 과제의 명칭은 인천광역시 주거지유형 분석입니다. 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모형설정 및 분석은 제가 다 했습니다만, 저자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갈 겁니다

어차피 저작권은 연구원에서 가지는 거고, 좀 거시기한 문제니 일단 넘어갑니다.^^


연구의 목적 및 방법


과연 어떤 주택들이 어떻게 조합되어 인천시내에 분포되어 있을까요

, 단독주택지, 다세대·연립주택지, 아파트단지 등이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 연구목적입니다.


연구의 방법은 단순합니다

단독주택만 모여 있는 곳, 다세대?연립주택만 모여 있는 곳, 아파트단지인 곳

여러 주택유형이 섞여있는 곳을 찾아내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겠죠

주택의 개수를 일일이 셈해서 정하는 방법이 제일 정확하겠지만

주택의 개수는 행정동 기준으로만 집계됩니다

저는 블록별로, 즉 주택들이 뭉쳐져 있는 덩어리별로 살펴보고 싶으니 

주택의 개수를 기준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구할 수 있는 자료 중에 지번별 건축물대장을 기준으로 

주택의 연상면적을 집계한 것이 있어서

각 주택유형별 용적률을 기준으로 어떤 주택들이 얼마나 섞여있는지 분석했죠.


용적률(%) = 건축물의 연면적(모든 층의 면적합계) ÷ 대지면적 × 100


각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주거지역의 일반적인 용적률은 250% 선에서 규제됩니다

일반적으로 60%로 건폐율이 규제되므로, 250÷604, 

, 아파트단지가 아닌 주거지에서 4층 주택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의 이유가 될 수 있죠.

5층 이상인 주택은 아파트로 분류되는 것도 주요 이유이지요.


건폐율(%) = 건축물의 1층면적 ÷ 대지면적 × 100


만약 250% 꽉 채운 주거지가 있을 때250% 전부를 단독주택으로 채우면 단독주택지

다세대?연립주택으로 채우면 다세대?연립주택지, 아파트만 있으며 아파트단지 등이겠죠

하지만 흔히 볼 수 있듯이,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주택이 섞여있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연구의 편의를 위해 

연구대상지를 경인고속도로, 경인전철, 인천지하철1호선 주변으로 한정하여, 

10m×10m 크기의 격자로 나누고각 격자를 중심으로 

100m 반경내 단독주택, 다세대·연립주택, 아파트, 비주거용도의 용적률을 분석한 후

군집분석을 통해서 비슷한 특성의 격자들을 하나하나 뭉쳤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서있는 주변 100m내에 어떤 주택들이 많은지 일일이 셈한 겁니다

10m씩 위치를 옮겨가면서요.^^ 

간단하죠? 클릭 두서너 번이면 끝나는 분석입니다

실제 계산은 컴퓨터가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아래 그림이 주거지유형을 나누는 기본개념입니다.


인천-아파트단지와 비주거기능이 혼재된 주거지


분석을 해보니, 주로 단독주택만으로 이루어진 곳은 13.8%, 

다세대?연립주택만으로 이루어진 곳은 3.5%,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주택이 섞여있는 곳이 10.3% 정도이더군요


반면에 아파트단지가 28.8%에 달하고

주택 이외에 다른 용도와 섞여있는 곳이 34.7%나 되더군요

경관, 조망권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아파트에 연접한 곳도 8.9%나 되고요.


왜 내가 살만한 싸고 작은 집을 구하기 어려운가?

밑에 지도 보면 답이 어느 정도 나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우상단의 계산3동인데요, 파란색(아파트), 붉은색(비주거혼재)이지요

아파트는 당연히 비싸고 소형평형도 별로 없죠

비주거혼재로 나타나는 곳은 교통여건 등이 좋아서 상업시설 같은 것도 많은 곳인데

요즘 이런 곳에 들어서는 주택들은 두 가지 유형입니다

예전 단독주택을 재건축하여 지층부에 필로티형 주차장을 갖춘 넓은 다세대주택으로 바꾸거나, 

1개짜리 3~6평 남짓의 주거공간으로 쪼갠 이른바 원룸이라는 형태의 집 같지도 않은 집이죠

이런 것들이 비싸긴 무지 비쌉니다.


노란색이나 주황색의 비교적 저렴한 주택지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야 

다양한 규모의 주택이 확보되고 집값이 적정선에서 결정되는데

이건 대형평형 아니면 원룸 형태의 고가 주택 위주로 점차 바뀌고 있으니

적정 가격의 주택을 얻기가 힘든 거죠.

 

비주거혼재형 주거지의 광범위한 분포

슈퍼 같은 비주거 기능이 적절히 혼재되어 있어야 살기 편하지만

비주거기능이 주거기능과 비슷한 규모로 혼재되면 두 가지의 문제점이 발생하죠

첫째, 주거환경의 쾌적성이 낮아지고

둘째, 주거환경이 낮은 주택을 비싼 돈을 주고 이용하게 되는 거죠. 좀 심각한 문제입니다.

 

단독주택지의 소멸

지도를 보시면 가운데에서 좀 아래에 

주안2, 주안4동 부근에 단독주택지가 비교적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든다고 

지역 전체를 아파트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이 추진 중에 있죠

그 서쪽의 용현동, 숭의동 일대에도 많은 주택재개발사업들이 추진 중에 있고요


지금도 파란색이 많은데, 노란색인 곳들마저 파란색으로 모두 바뀌겠죠

앞으로 적절한 가격에 쓸 만한 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푸념^^


사실 이 연구는 기초적인 연구에 불과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죠

시계열적 분석과 병행하여, 어떤 주택이 어떤 주택으로 변해 가는지도 관찰해야하고

그에 따라 실제 주거비용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하겠죠

물론 주거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봐야하겠고요

점점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는데 주거비용이 증가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 

투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게 말입니다.^^


애석하게도 제가 이 연구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우리 시장께서 연구원 예산을 반토막내는 바람에 

비정규직 연구원들이 모두 자리를 잃게 되었거든요

시장님의 정치적 기반이 노동운동이라는데, 참 아이러니하지요

비정규직문제가 쌍용, 현대 같은 대기업에만 있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연구원에 있는 동안 여러 연구결과를 공유했어야 하는데

워낙 게을러 많이 공유하지도 못했네요

새사연을 일찍 알았다면 기여를 좀 했을 것 같은데.^^

 

궁금하거나,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기타 의견들 달아주시면

여건이 되는대로 연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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