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청년실업 대책 발표하라


 


민족의 명절 ‘한가위’가 지나갔다. 때 아닌 폭우로 인해 중부지방에 수많은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태풍피해로 추석물가가 엄청 뛰었으며, 올해도 여전히 귀경길 정체는 발생했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하나가 되는 명절의 푸근함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란 말을 썼던 것 같다. 징검다리 휴일까지 하면, 길게는 9일까지 쉴 수 있었던 연휴라서 바쁜 일상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는 좀 여유가 있었지 않나싶다.


 


그에 반해, 꼭 그렇지 만은 아닌 사람들도 있었을 건데, 그들은 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요, 예비 노동자들이다. 그들에게는 긴 연휴가 결코 편치 않다. 그것은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방이 고향인 서울 거주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추석에 고향에 가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30.1%나 됐고, 이들의 절반이 ‘취직을 못해 가족과 친지를 만나기 부담스러워서’(31.7%), ‘취업준비를 계속하기 위해서’(13.5%) 등을 이유로 들었다. 10월까지 거의 모든 공채가 끝나는 취업시즌의 끝자락이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청년실업 대란에 한가롭게, 여유를 즐길 마음구석도 잊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 사회는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기지표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청년실업 문제는 여전히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취업준비생, 구직 단념자 등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로 청년실업자는 200만명이 훨씬 넘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를 넘고 있다. 거기에다가 청년 고용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덩달아 30대 고용사정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경제용어에도 ‘U 자형’ 이란 것이 있는데, 청년실업은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모른다. 구직자들과 예비 노동자들은, 밑바닥까지 가서 치고 올라갈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말이다. 고위직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보란듯이 취업을 한다고 주위 사람들이 지어준 ‘똥돼지’가 아무 거리낌없이 유통되는 시대, 그럼으로 청년들의 꿈마저 조롱하는 시대.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그들에게 이렇게 밖에 답할 수 없는지, 이 사회는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은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부가 7월부터 준비하고 있는 ‘청년실업 대책’이 조속히 발표되길 바란다. 또한 그 속에는 실제로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책이 ‘주’를 이루길 바란다. 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했던, ‘행정 인턴제’가 1년도 채 안되어 폐기되는 것처럼,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 된다. 청년들은 ‘행정 인턴제’와 같은 저임금?단기간 불안정 일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공공기관 3%의무 채용’을 실시하는 것은 그나마 실용적인 대책이라 본다. 경영계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줄 시점이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법?제도 개선도 당면해서는 필요하다본다. 구직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구직수당을 줄 수 있도록 한다면, 그나마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더 이상, 썩히지 말자. 한참 팔팔한 청년들을 장기간의 취업준비로, 구직 단념으로, 더 이상 썩히지 말고 이 사회의 주역으로서 키워주자. 그것은 단순히 몇 개의 일자리가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은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반드시 인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