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DTI규제를 완화하자 사실상 서민들에게 다시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구입하라고 부추기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부동산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다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서민들이 부동산으로 인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 한 권과 우리보다 부동산 버블 붕괴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생생한 사례를 보여주는 책을 한 권 소개한다. 하우스푸어, 부동산투기의 주범인가? 건설자본과 정부의 희생양인가?<하우스푸어 – 비싼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김재영 지음I 더 팩트 I 2010-07-25오늘도 TV에서는 여전히 신천지와 같은 아파트들을 선전하는 광고들이 즐비하다. 일반인들은 과연 연예인들이나 살 것만 같은 저런 아파트들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하기도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수억원 가격의 멋진 집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다수가 사실은 번듯한 집을 가지고 있는 가난뱅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이 책의 주장은 어쩌면 선뜻 수용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소위 ‘하우스푸어(House-poor)’라는 신조어를 만든 이 책 <하우스푸어 –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제법 예민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책이다. 유명한 시사프로그램의 피디가 저자인만큼 책은 쉽게 부정하기 힘든 현실사례와 통계들을 보여주며 한국의 부동산정책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현실을 초래했는지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다. 사실 ‘하우스푸어’라는 개념은 꼭 학술적인 논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만만치 않은 쟁점을 내재하고 있다. 30대 초반 이하의 청년들의 입장에서 ‘하우스푸어’라는 사람들은 사실 부동산투기에 목을 매는 바람에 집값상승을 초래해 청년들에게 주거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범들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우스푸어’들을 자업자득이라는 감정적 비판만으로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의 욕망이나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그들 중 상당수가 재개발사업에 현혹되어 엄청난 부담금을 감수하고 있는 서민층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현재도 미분양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화려한 TV광고로 대중들을 현혹하는 건설사들과 신문광고시장의 논리로 이를 조장하는 언론, 그리고 각종 부동산규제 완화로 답하는 정부정책에 있다. 이 책 ‘하우스푸어’는 과연 누가 작금의 사태를 초래했고 어떻게 국민경제를 망쳐왔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말 그대로 고발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결국 DTI규제를 완화했다. 국민들에게 빚을 더 내서라도 부동산을 사라고 하는 것이다. 이 정부가 포기하지 않는 대표적인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4대강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불패신화인 듯하다. 대한민국은 과연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부동산 10년 대폭락 – 일본 시나리오가 온다> 다키치 마코토 지음ㅣ 21세기북스 ㅣ 2010-08-25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대세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보진영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한국의 부동산 버블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예는 역시 가까운 일본의 사례다. 과연 일본의 부동산 버블붕괴의 경험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부동산 10년 대폭락 – 일본 시나리오가 온다>는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붕괴되어 갔는지를 단순한 통계자료와 그래프만이 아니라 실제 일본에서 벌어졌던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가까운 한국의 상황에도 관심이 있는 관계로 책의 중간 중간에 한국과 비교분석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해제를 맡은 이와 역자가 잘 조합해서 유익한 측면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 문제는 조금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주택, 특히 아파트가 주요 투기 대상이었다면 일본은 도심 오피스가 주요 투기 대상이었다. 또한 부동산 버블시기에 6대 도시의 평균지가가 1986년부터 90년까지 3.07배 상승한 반면 한국은 강남 11개구의 아파트가 2.18배 상승한데 그쳐 버블의 깊이가 다르다고 한다. 버블의 넓이에 있어서도 전국토가 부동산 버블에 휩싸였던 일본에 비해 한국은 수도권과 충청도 정도에 한정되어 있어 폭이 좁다고 한다. 그럼에도 저자와 역자는 아파트가 주요 투기대상이었다는 점은 일본의 경우 버블붕괴시기에 기업들이 주로 피해를 보았다면 한국은 가계가 직접 피해를 보기 때문에 더 위험하고 한국의 경우 수도권에 지나치게 인구, 산업 시설 등이 집중되어 있어 버블의 폭이 넓지는 않아도 그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부동산 시장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것이 한 사회에서 어떤 맥락을 가지고 형성되고 붕괴되어 가는지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한번쯤 토론해보고 한국적 상황에 맞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주장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겠다. 최근 한국에서는 ‘하우스푸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2000년대 후반 대출을 끼고 집을 샀던 사람들이 빚에 시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93년에 대출을 받아 우리 돈으로 4억 원에 달하는 가격에 아파트를 사고 10년 동안 대출금을 갚고 나서 보니 아파트 가격이 1억 원으로 떨어져있더라”는 일본의 사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충격적이다. 만약 이런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면? 그 다음은 쉽게 생각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