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 맞설 ‘대항마’ 있는가?

By | 2010-06-24T10:24:01+00:00 2010.06.24.|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 지방선거 바로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그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입을 열었다.2008년 촛불항쟁으로 청와대가 대폭 개편될 때 들어간 정 실장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2년 뒤 있을지 모를 불길한 일(대선 패배)이 없도록 여권 전체가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중앙일보 2010년 6월23일자). 그는 이어 “어떤 의미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대통령 실장 “여권 전체가 예방주사를 맞은 것”지방선거 패배가 “어떤 의미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대통령실장 정정길의 말을 우리 어떻게 이해해야 옳을까.먼저 민의 앞에 아무런 성찰도 없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삽질’을 밀어붙이고 있다. 조계종 문수스님이 온 몸을 불사르는 소신공양으로 4대강과 부익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그래서다. 이명박 정권에게 달아오르는 월드컵 열기는 ‘다행’일 수 있다. 실제로 스님의 소신공양도, 시간강사의 한 맺힌 자살도 시나브로 잊혀가고 있다. 오죽하면 정치경제학을 연구하는 한 교수가 한국과 나이지리아 전을 앞두고 16강에서 탈락했으면 좋겠다는 전자우편을 지인들에게 보냈을까.월드컵 축구에 묻히고 있는 우리사회의 쟁점들나는 그 교수만큼 용기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월드컵 앞에 다시 폭발하고 있는 ‘붉은 악마’의 젊은 열정을 온새미로 담아내지 못하는 진보-민주세력의 둔감을 자성하고 있을 따름이다.문제는 월드컵이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가 비록 “어떤 의미에선”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다행’이라는 대통령 최측근의 공언이다.나는 그의 발언에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다. 야권을 비판하고 싶다. “2년 뒤 있을지 모를 불길한 일(대선 패배)이 없도록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는 말은 기실 야권에서 나와야 옳지 않은가.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은 패배하지 않았던가. 더구나 경기도지사 선거는 진보신당까지 가세했는데도 그랬다.예방주사론은 기실 야권에서 나와야 옳은 상황실제로 2010년 6월 23일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는 박근혜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에서 그에 맞설만한 대항마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두 진보정당 내부에서도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핵심은 간명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야권연대에서도, 독자적 후보전략에서도 분열로 온전히 제 힘을 내지 못했다.과연 진보-민주세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어떻게 맞을까. 그나마 진보대연합의 절실성과 절박성이 민주노동당의 특별결의문은 물론, 진보신당 내부와 진보적 지식인 사이에서 쟁점화하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실현가능한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진보대연합을 이루는 과제는 서둘러 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뤄둘 일은 더욱 아니다. 누군가 온 몸을 던져 나서야할 때다. 손석춘 2020gil@hanmail.net * 이 글은 ’손석춘의 새로운 사회’ 오마이뉴스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블로그 바로가기)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