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뭉치면 ‘MB식 경쟁교육’ 바꿀 수 있다

By | 2018-07-02T18:40:30+00:00 2010.06.01.|

1. 안개 속에 가려진 선거 당락”MB 특권교육을 아웃시킬 절호의 기회다.”지난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통해 교육감의 위력을 실감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이 단결했다. 그렇게 진보성향 교육감을 추대한 지역은 16개 시·도 중 12곳. 위기를 느낀 보수적 단체들도 이에 질세라 각 지역의 보수성향 교육감에 대한 지지선언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수 단일화를 이룬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진보성향 교육감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다. 가장 최근 이뤄진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24~26일 실시, 8600명 대상)에서도 ‘진보진영의 지원을 받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2.5%. 반면 ‘보수진영의 지원을 받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7.2%에 불과했다.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각 지역별 후보 지지율을 보면, 오히려 보수 성향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반영한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교육감 후보 인지도는 30% 안팎의 최저 수준으로 나오고, 그에 따라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50~60%대에 이른다. ‘로또 선거’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결정은 교육정책의 기준을 바로 세우고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을 살피는 것으로 이뤄져야 한다. 먼저, 교육감 선거에 있어 전국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교육현안에 대해 짚어보자. 그리고 그에 따라 각 지역별로 고려해야 할 후보 선택기준에 대해 살펴보자.2. 아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 무상급식 의제’무상급식’ 이슈는 이번 선거가 시작되자마자 급물살을 탔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으로부터 촉발된 무상급식 이슈는 경기도를 넘어 수도권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지난해 김상곤 교육감은 취임 시 핵심공약이었던 무상급식에 관한 예산을 도교육의원과 도의원들에게 번번이 전액 삭감 당해 화제가 된 바 있다.무상급식이 본격적으로 물위로 떠오른 것은 6.2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후보가 너나 할 것 없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해 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지난 2월 초·중등학교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최우선 교육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나라당의 몇몇 의원도 예외가 아니었다.한나라당은 이러한 무상급식 공약에 대해 ‘대안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부유층 자녀에게까지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전면 무상급식’은 학교의 노후시설 교체와 같은 또 다른 교육투자를 줄여 교육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설전 끝에 한나라당은 ‘서민 무상급식’을 내세우기 시작했다.여론은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정의된 헌법에 따라 무상급식도 의무교육의 일환이며, 아이들이 가난을 ‘증명’해야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선처’하는 것은 인권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게다가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 해에 10조가 넘는 예산을 4대강 사업에 퍼붓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던 터였다. 반면, 교과부가 계산한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돈은 1조9662억원. 이 중 기존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되던 3600억원을 제외하면 1조6000억원이 필요하다. 이는 어림잡아도 4대강 예산의 1/5도 채 안 되니 무상급식이 불가능한 이유로 국가재정을 운운하기는 어려운 처지다.이런 이유로 국민들은 ‘전면 무상급식’을 원했다. 지난 3월 초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전국 범위(4818명)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87.7%의 국민이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무상급식 이슈는 무상 교복, 무상 학습준비물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서민 대상의 선별적 무상급식, 단계적 무상급식을 계속 고집하던 한나라당은 부실한 국가재정이라는 낡은 방패 뒤에 숨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3월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천안함이 침몰했다. 그리고 천암함과 함께 ‘무상급식’ 이슈도 가라앉는 듯했다.그러나 예상과 달리 무상급식 논란은 ‘실종’되지 않았다. 교육감·교육의원 선거에 대한 낮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의 3대 공약으로 당당히 꼽히는 무상급식은 여전히 유권자의 관심사 중 하나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4일~26일 전국 5개 지역(228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54.1%가 투표 시 천안함 사태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천안함 조사결과에 정부여당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비판적 응답자도 67.2%에 달했다. 반면, 무상급식을 투표 시 고려하겠다는 응답자는 그보다 높은 비율인 69.3%로 나타났다. (브레이크 뉴스, 2010.05.31일자 기사 참고)실제 전국 초·중·고교의 무상급식 실시비율은 23.7%다. 시·도별 무상급식 현황을 보면 전북이 62.8%로 가장 높고 제주, 충남, 경남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울산은 무상급식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서울(0.2%), 대구(0.2%), 부산(0.7%), 인천(0.9%)도 무상급식이 거의 실시되고 있지 않았다. ([표 1] 참고) 이는 지역 유권자가 참고할 사항이다. 무상급식 비율이 높은 지역은 다른 교육현안을 기준으로 교육감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겠지만, 무상급식 비율이 낮은 지역은 후보를 선택할 때 그에 대한 공약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올해 시·도별 무상급식 추진계획을 보면 서울, 대구, 인천, 울산, 강원 지역의 경우 교육청이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않았다. 교육감의 무상급식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는 경우다. 그럼에도 인천과 강원지역은 현 교육감인 나근형, 한장수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형국이다.또한 현재 교육감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무상급식 비율이 현저히 낮은 지역 모두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우세하다. 이들 후보는 모두 한나라당과 같은 입장으로, 저소득층 대상의 무상급식부터 단계적으로 그 비율을 늘리겠다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전면 무상급식’은 [표 1]에서 경기도의 무상급식 비율이 1년 사이 확연히 늘어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실현이 가능하다.3. 제 2의 공정택은 NO! : 교육비리 의제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또 하나의 이슈는 교육비리 문제다. 교육비리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게 된 첫 번째 계기는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구속이었다. 공 전 교육감은 재직기간 동안 서울지역 교육청 교육장 승진청탁과 함께 승진대상자들로부터 돈을 받는 등 모두 1억46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그는 2006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교장 승진과 관련, 인사 담당 장학관에서 순위를 조작해 5명에 대한 승진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2억이 넘는 차명계좌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미 공정택 전 교육감은 2008년 선거에서 차명 예금 4억여 원을 재산 신고에서 누락시킨 혐의로 벌금을 확정받고 지난해 10월 교육감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그럼에도 지난 5월 24일, 서울서부지법의 증인으로 참석한 공정택 전 교육감은 말했다.”100만원은 뇌물로 생각하지 않는다.”그와 함께 올해는 유난히 해묵은 교육비리들이 줄줄이 터져나왔다.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한 전·현직 학교장 157명은 수학여행 업체 선정 비리로 무더기 적발됐다. 인천 지역의 전·현직 학교장 47명은 급식업체에게 대가성 돈을 받은 혐의로 적발됐다. 서울 지역은 ‘장학사 매직 비리’로 일컬어지는 교원 임용이나 방과후학교 업체 선정과 관련한 뇌물수수 사건으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종국에는 부산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직위해제된 한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이명박 대통령과 교과부는 교육비리는 근절되어야 한다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뿌리깊은 교육계 비리는 교육감, 장학관, 교장 등이 서로 얽히고 설킨 권력구조를 해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 관한 제반 권한이 모두 교장에게 집중돼 있는 시스템과 점수 위주의 승진제도도 재정비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맥없이 내놓은 ‘종합대책’은 교장공모제를 적용하는 학교의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공정택 전 교육감의 구속과 전·현직 학교장들의 연이은 비리사건은 보수집단을 위기로 내모는 듯 했다. 유권자들에게는 다수의 교장이 가입돼 있는 교총과 보수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이 부패한 교육계를 대표하는 집단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4월 19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교원단체 소속 교사의 명단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다.조 의원은 법원의 명단공개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 소속 교사의 명단을 공개했다. 학부모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다. 보수성향의 학부모단체도 명단 공개에 동참했다. 법원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조 의원에게 “명단을 삭제할 때까지 하루 3000만원을 전교조 측에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교총 측은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세계교원단체 총연합회와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 의원은 어쩔 수 없이 홈페이지에서 명단을 삭제했지만 보수세력의 ‘전교조 때리기’는 계속 됐다. 어느새 교육비리에 대한 수많은 의혹과 비난은 사라졌다.이에 더해 교과부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날, 민노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 134명의 파면·해임을 지시했다. 사립학교 교사까지 포함하는 180명에 이르렀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최대 규모다. 전교조는 소속 교사의 민노당 가입을 전면 부인했다. 그럼에도 교과부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검찰 기소만을 근거로 교사 중징계를 밀어붙였다. 선거를 의식해 ‘반전교조’로 중도·보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다.그러나 전교조 명단 공개와 파면·해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여론은 ‘반전교조’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고 있다. 교육감 선거를 치러 본 지역의 경우 ‘반전교조’ 프레임으로 승부를 보려는 보수세력의 전략을 이미 겪어본 바 있고, 그 외 지역의 유권자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감 후보들조차 여당의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실제 각 지역별 교육감 후보의 의견을 보면, 진보성향의 후보들은 모두 ‘부당하다’는 의견이고 보수성향의 후보들도 ‘적절치 않다’거나 무응답으로 답변을 회피했다.반면, 여전히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피력하는 후보도 있다. 서울(이원희), 경기(정진곤), 인천(나근형), 울산, 부산 지역의 보수성향 후보가 그렇다. 특히, ‘반전교조’의 기치를 높이 든 서울지역의 이원희 후보는 “교육감이 되면, 교육청 홈페이지와 각 학급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선생님들의 신상을 무소속을 포함해 전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그렇다면 여당과 교과부의 공세로 교육비리 문제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사라졌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다수의 교육감 후보들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교육현안으로 교육비리를 꼽았다. 지역별로는 진보 단일후보가 없는 경북이나 충남 등에서 교육감의 도덕성 문제가 쟁점이 되기도 한다. 충남의 경우 오제직 전 교육감이 뇌물수수로 하차 후 보궐선거를 실시한 지역이다. 공정택 전 교육감과 함께 무수한 비리사건이 터져나온 서울 지역 역시 비껴갈 수 없다.공정택 전 교육감의 비리에 연루돼 함께 기소된 교육계 인사는 모두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대부분이 교장, 교감, 장학사, 장학관 등 교육계 고위 인사들이었다. 그 중에는 서울의 이원희 후보가 회장을 맡은 바 있는 교총 회원들도 포함된다. (오마이뉴스, 2010.05.25일자 기사 참고) 따라서 유권자에게는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교육비리 근절을 실현할 가능성을 가늠할 하나의 척도로 후보자의 주요경력을 따져보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전국의 교육감 후보를 보수-진보 성향으로 구분해 보면, [표 2]와 같이 보수성향의 후보는 대부분 교육감이나 대학총장 출신인데 비해 진보성향 후보는 거의 교육위원 출신이다. 교육감 출신 후보가 있는 지역은 대부분 인지도가 높은 보수성향 전교육감이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교육위원은 교육감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로, 비리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교육관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해 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육자로서 도덕적 우위에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4. 일제고사, 성적공개, 자율고 설치 : ‘MB 교육정책 심판’ 의제사실 이번 선거 최대의 이슈는 ‘MB 교육정책 심판’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후 우리 교육은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MB식 경쟁교육’이라는 말이 보편화될 정도로 현 정부는 경쟁위주의 입시교육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공약은 학교를 성적으로 줄 세우고 사교육비를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거세다.이명박 정부는 우선,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이름의 일제고사를 실시하고 그 성적 결과를 공개했다. 수능 성적도 공개했다. 국민들은 언론에서 재가공한 학교별 성적 순위, 평균 점수 등을 받아볼 수 있었다. 지역별 학력차가 두드러지고 학교는 전국 단위로 서열화 됐다. 순위에 대한 압박을 받은 각 교육청과 학교는 교사와 학생에게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강요했다. 초등학교를 비롯, 각 학교에는 오전의 0교시와 오후의 보충수업이 부활했고 문제풀이 수업이 많아졌다.본래 사교육계는 공교육의 ‘틈새시장’을 노리며 상품을 팔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겠다는 명목으로 공교육에 사교육을 이길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교육은 ‘사교육 없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의 학습 지도방법을 따라하며 성적 올리기에 급급해한다. 반면, 사교육은 과시하듯 ‘맞춤형 학습’을 홍보하며 일제고사와 내신, 수능 등 학생의 요구에 따라 성적수준별 수업을 실시한다.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오히려 해마다 사교육비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21조 6000억원으로 2008년보다 3.4퍼센트 증가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역시 24만원으로 전년대비 3.9퍼센트 상승했다. ([그림 1] 참고)또한 이명박 정부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만들어 입시경쟁을 가속시켰다. 기존에 입시경쟁의 온상이 돼 왔던 외고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듯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율형 사립고(자율고)와 같은 ‘제 2의 외고’를 늘려갔다. 특히, 전국의 교육흐름에 큰 영향을 미쳐 특목고 설립도 자제해 왔던 서울에는 자율고가 13개나 지정됐다. 이는 국제중 두 곳 설립과 함께 공정택 전 교육감의 ‘경쟁만능주의적 교육관’의 결과다.따라서 교육감 선거에 앞서 유권자들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각각에 대한 교육감 후보의 입장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일제고사 실시와 일제고사·수능 성적 공개에 대한 입장, 사교육비 경감 방안, 자율고에 대한 입장 등이다. 교육감은 이러한 각 현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교육대통령’이기 때문이다.보수-진보 측의 입장을 보면, 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일제고사와 그 성적 공개 같은 MB식 경쟁교육을 반대한다. 사교육비 경감 방안에 대해서는 △입시제도 개선, △학원비 상한제를 실시, △창의형 혁신학교 운영, △토론식·협력식 수업으로 수업방식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반면, 보수성향의 후보들은 몇 명 의견 차가 있거나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지만 대다수가 일제고사와 그 성적 공개를 찬성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교과부의 방침 그대로 수준별 수업, 교과교실제, 방과후학교 내실화 등을 꼽았다.5. 교육감 뭉치면 ‘MB 교육’ 바꿀 수 있다교육감 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현재 주요 현안인 무상급식, 교육비리를 비롯해 ‘MB식 경쟁교육’을 지탱해주는 각종 정책들이 사실상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성패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식 경쟁교육’을 반대하는 진보적 후보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처럼 아예 교육개혁의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예를 들어, 자율고 확대는 이명박 정부의 야심찬 기획 중 하나다. 특수목적에 맞게 유지돼야 하는 특목고(과학고, 외고 등)는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경쟁을 불러일으켜 따라서 보수성향의 교육감 후보는 대부분 당선이 되면 더 많은 자율고를 설립하겠다고 말한다. 서울의 이원희 후보는 자율고 뿐 아니라 과학고 등 영재학교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고교평준화 정책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며 고교선택제도 적극 찬성한다.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는 정반대다. 자율고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불필요한 입시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외고, 자사고 등의 학생선발권을 제한하고 지정 취소를 고려하겠다고 선언한다. 서울의 곽노현 후보는 특수형태의 학교를 여러 개 세워 학교를 줄세우기보다 기존 공교육의 틀 안에서 ‘자율’과 ‘창의’를 내세운 혁신학교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해야 한다. 공부 잘 하는 몇 명, 부유한 몇 명만 안고 가는 무책임한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게다가 이들 교육감 후보는 보수-진보 성향에 따라 정책연대를 하기도 했다. 보수성향의 이원희, 정진곤 교육감 후보는 지난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반(反)교육, 이념 세력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반 전교조’ 정책 협력을 선언했다. 이들은 또 “수도권의 교육정책은 중앙정부와 궤를 같이해야 한다”며 경쟁과 수월성 교육을 적극 추진할 뜻을 밝혔다.같은 날, 그에 앞서 진보성향의 곽노현, 김상곤, 이청연 교육감 후보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명박 특권교육을 심판하고 혁신교육의 깃발을 올려달라”며 △혁신학교 도입, △교육 비리 척결, △보편적 친환경 무상급식 초·중학교 도입 등 ‘수도권 공통 공약’을 제시했다. 수도권에서부터 교육기회의 평등과 공교육의 창의적 학력신장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결국,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에 따라 교육개혁의 양상은 판이하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양상은 여느 지역보다 영향력이 큰 서울, 경기 등의 수도권의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보수성향 후보들의 당선되면 ‘MB식 경쟁교육’에는 가속도가 붙고, 진보성향 후보들이 당선되면 경쟁보다 협력과 복지를 추구하는 교육개혁이 새롭게 펼쳐질 것이다. 지난해 김상곤 교육감이 불과 1년 만에 무상급식을 전국적 이슈로 만든 ‘신화’를 쓴 것보다 더 위력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6. 교육감이 바뀌면 아이들도 달라진다아직도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실현하고자 하는지 알지 못하는 부동층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후보 지지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매 시기 변한다. 가령, 강원도 교육감 선거의 경우 1, 2위를 달리고 있는 한장수(보수), 민병희(진보) 후보의 지지율은 1차 여론조사(4.17~18일)에서 각각 17%, 6%의 큰 차이를 보였으나, 최근 3차 여론조사(5.25~26일)에서는 20%, 19%로 바뀌었다. 민병희 후보의 지지율이 껑충껑충 상승하고 있는 사이, 한장수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하다 하락세를 탔기 때문이다. 고작 1%p 차이로 1위의 코 밑까지 추격한 민병희 후보의 당락은 예측 불가능하다. 당시 여론조사의 무응답층이 46.4%였기 때문이다.따라서 각 교육감 후보는 유권자에게 ‘얼굴 알리기’에 끝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떻게든 부동층을 잡아보려는 노력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는 서울지역 선관위가 유권자에게 보내는 선거공보물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공보물만 무더기로 누락시킨 채 발송한 사실이 확인됐다.얼굴 한번 보이기 힘든 유권자들에게 공보물은 후보자 정보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게다가 선거물을 받아보지 못한 관악구는 지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후보였던 주경복 후보가 공정택 후보를 가장 큰 표차로 이겼던 지역이다. (경향신문, 2010.5.31일자 참고) 이런 지역에서도 곽노현 후보의 것만 제외된 채 공보물을 받아본 유권자들은 곽 후보가 교육감 후보인지, 후보를 사퇴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곽노현 후보와 이원희 후보의 지지율은 여론조사에 따라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또한 같은 날 또다른 곳에서는 “선관위와 KBS가 여권에 불리한 친환경 무상급식 의제를 고의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급식연대는 경기도 선관위가 주재하는 지난 26일 KBS토론회에서 방송 전에 실시한 의제 선정 여론조사에서 74.8%로 선택된 무상급식 의제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대신 무상급식보다 여론조사 순위가 낮은 교장공모제, 고교평준화는 의제에 포함됐다. (민중의소리, 2010.5.31일자 참고)이처럼 국민들은 현재 후보자와 그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교육정책을 돌이켜보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선택을 아이들이 주목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고장 교육감이 성적에 매달리는지, 교육평등에 매달리는지에 따라 학교는 바뀌고, 학교가 바뀌면 아이들도 달라진다.내일 투표장에 가기 전 잠시라도, 차별 아닌 평등한 밥을 먹고 싶은 아이들, 일제고사의 압박에 신음하고 학원으로 떠밀려 다니기에 지친 아이들, 성적표의 순위로 서열화되는 아이들을 떠올려 보자.humanelife@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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