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선거 시기에 나타나곤 했던 북풍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6.2 지방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등장한 소위 ‘북풍’은 예년과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거의 두 달 만인 지난 5월 20일 정부는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고 공식적인 발표를 했고 5월 24일 강경 대응을 천명한 대통령 담화가 이어진 후, 각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대응 방식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달랐다.무엇보다도 과거와 확실히 달랐던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이다. 단순히 한국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도의 ‘한반도 리스크’로 국한되었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외신들은 곧바로 이를 반영하여 보도 양상을 달리했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유럽 재정위기 충격 영향권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반도 리스크로 증폭되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국내에서는 한겨레신문이 과거 핵실험 때와는 다르게 세계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고,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도 북풍이 세계 증시를 흔들고 다시 한국경제를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중, 동 만이 과거와 완전히 동일한 보도 태도로 일관했을 뿐이다.지난 24일과 25일 우리 정부와 북한이 똑 같이 강경대응 방침을 주고 받자 곧바로 한국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 추락에 직접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25일 한국과 일본, 중국의 주가가 큰 폭으로 추락했고 이어서 영국과 미국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국 증시는 장 후반 미국 국내 요인으로 인해 반등하기는 했지만 한때 1만선이 붕괴되기까지 했다.남북 긴장 격화가 증시에 충격을 준 시점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일주일 이상 세계 증권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지역 저축은행 국유화 발표까지 겹친 시점이었다. 아직도 살얼음판 같은 세계 금융시장을 유럽 재정위기가 흔들고 있는 와중에 한반도 리스크가 아시아에서 날아오자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 증시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한반도 리스크는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주고 연이어 세계 증시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2009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자금이 아시아 자본시장으로 집중적으로 유입된 상황에서 아시아 시장 불안이 유럽과 미국으로 전이되는 강도도 훨씬 높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세계경제가 여전히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중대 불안요인이 확산되고 있었고, 여기에 세계경제의 회복을 지탱하고 있는 아시아 경제권 안에서 한반도 리스크라는 낯익은 변수가 중첩되자 전혀 낯익지 않는 충격파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전달되었던 것이다. 반면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자금을 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의 국채 매입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남북관계 긴장이 한국경제의 신용에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확실히 외국인은 지난해에 주식 순매입 규모 32조보다 훨씬 큰 54조원을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시킨데 이어, 올해 5월 21일까지 30조원이 유입되었음은 물론 주가가 폭락한 5월 25일에도 약 7천억 원의 순 유입을 했다. 그러나 지금 시장 상황은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고 어느 국가에 투자하는가 하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범위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보다는 채권(그것도 국채)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신흥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뿐이다. 여기에 수익추구가 제한된 글로벌 금융자본이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과거와 다름없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 유입이 유지되고 있다고 안심하는 것은 일종의 착각인 것이다. 만약 남북 긴장구조가 더 위험해지고 환율이 지금 이상으로 폭등한다면 채권시장도 위험 영향권 안에 들어오게 될 것이고, 그 때에 한국 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은 지금까지 채권시장에 들어온 그 규모만큼 그대로 충격이 될 것이다.누구도 감당 불가능한 상황을 이명박 정부는 지금 막 시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조만간 세계의 정상들을 초정하여 ‘국격’을 높일 G20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이명박 정부가 아닌가.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는 빠른 시일 안에 한 두 개의 퇴로를 열어두는 것이 정권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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