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의 아이폰은 2009년 11월 22일, KT를 통해 공식적으로 국내에 출시되었다. 이후 6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매달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관련 국내 업계는 물론 한국 정치,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아이폰은 최근 국내 음원서비스를 차단하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애플이 밝힌 차단 이유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들이 결제방식으로 이용하는 ‘휴대폰 소액 결제’ 방식이 신용카드를 기본결제수단으로 삼아온 애플의 정책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일한 휴대폰 소액 결제가 적용되는 영화예매 등의 다른 응용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사실은 결제방식 문제가 아니라 자사의 독자적인 음원 서비스인 ‘애플 아이튠즈(i-Tunes)’와 국내 음원 서비스가 경쟁이 되는 상황에서 자사 서비스를 아이폰에서 확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을 가릴 것 없이, 사적 기업이 자신들의 이윤추구와 수익성 제고라고 하는 그들의 최고 목적을 위해 필요한 차원에서 개방정책과 폐쇄정책을 선택적으로 구사한다면, 일반 국민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또한 나름대로의 목적과 기준으로 이를 판별해야 한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소비자로서의 일반 국민의 입장이다. 소비자와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동일하거나 더 낮은 비용으로 인터넷 정보는 더 넓은 개방성과 선택, 참여와 공유의 기회를 가질수록 유리할 것이다. 웹 2.0의 정신으로 개방, 참여, 공유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여기에는 일정한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 통신이 갖고 있는 인프라적 성격에서 오는 공공재의 특징과, 정보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이라는 특징이 이들에 대한 배타적, 독점적 제한을 근원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끊임없이 이들에 대한 배타적 독점을 추구하겠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개방과 공개가 확장되는 추세가 되는 것을 사적 기업이 종국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둘째는, 한국 IT산업, 좀 더 좁히면 한국 모바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국민경제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어 소비자로서 이용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것 이상으로, 해당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기대를 할 수 있는 산업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의 회복과 경제 발전이 중요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불행은 개방성을 무기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연 것은 외국 기업인 애플이었고, 한국정부와 기업들은 폐쇄성에 안주하여 산업발전을 지체시켰다는 사실이다. 애플이라는 외국기업이 열어놓은 새로운 시장과 그 제품에 열광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동시에 이를 우리 산업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시장을 지배한 애플을 포함한 외국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무기로 언제든지 폐쇄정책으로 돌변하면서 결국은 소비자로서의 한국 국민의 이익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이 된다. 셋째는 한국 IT산업에 종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즉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은 곧 그 산업에 종사하는 개발자, 노동자의 경쟁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자조해왔던 한국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역량이 커지지 않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시장에서 한국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공급자가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 입장 이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과 애플의 제품 자체에 지나치게 열광할 필요도, 그들의 정책 변화에 갑자기 실망할 필요도 없다. 우리 자신의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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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열풍과 국내음원서비스 차단, 그리고 개방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