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김재철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By | 2010-05-04T14:00:40+00:00 2010.05.04.|

기자 김재철.나는 그가 억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방송> 사장으로 선출되었을 때 김재철은 자신을 ‘낙하산’으로 비판하는 후배들에게 당당하게 말했다.“내가 왜 낙하산인가?”기실 그는 1979년 <문화방송> 보도국에 입사했다. 기자로서 출발해 특파원을 거쳐 보도제작국장을 역임했다. 지역MBC도 맡았기에 <문화방송> 사장 자리도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낙하산’이라는 후배들의 질타에 그가 정색을 하고 반론을 편 이유일 터다.기자 김재철은 ‘낙하산’이 억울할 수 있다그런데 어떤가. 이미 앞선 칼럼(‘MBC가 너희들 방송인가?’ 2010년 3월18일)에서 밝혔듯이 그의 <문화방송> 사장 선임에는 권력의 의도가 깊숙이 개입했다.당시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이사장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김재철을 사장으로 선임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혔다.“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김우룡 이사장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재철의 첫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설명했다.김 이사장의 인터뷰가 공개되었을 때, 고백하거니와 순간적인 망설임이 있었다. 김우룡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다. 하지만 단호하게 ‘MBC가 너희들 방송인가?’라고 썼다. 인간적 인연을 따지기에 앞서 이 나라의 언론자유가, 민주주의가 중요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전혀 예상을 빗나간 사람이 있다. 바로 김재철이다. 김 이사장이 사표를 낼 때 나는 김재철 사장도 당연히 사표를 내리라고 보았다.다시 인터뷰 대목을 떠올려보라. 김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을 “청소부 역할”이라고 무람없이 못 박았다. <신동아> 기자가 당혹스럽다는 듯이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라고 되물었을 때도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야”라고 밝혔다.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사표를 내지 않았다. 다만 ‘순발력’ 있게 김우룡 전 이사장을 고소하겠다고 밝혀 위기를 넘겼다.김우룡 이사장 사표 냈을 때 ‘고소’ 약속한 이유그런데 어떤가. 그는 끝내 고소하지 않았다. 게다가 “말 잘 듣는” 인사를 더 강행했다. 대체 무엇을 믿고 있는 걸까? ‘큰집’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이해할 길이 없다.그게 오해라면 지금 김재철이 선택할 길은 하나다. 마침 <문화방송> 기자 대다수가 연명한 그의 퇴진 촉구 글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스스로가 ‘기자’라고 불리기 시작하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의 편에 서고, 어떤 유혹과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자들에게만 허락된 이름. 그게 기자라고 배웠습니다. 기자들에게 선후배 관계는 다른 어떤 직장, 직업의 그것과 달랐습니다. 기자에게 ‘선배’라는 존재는 팩트와의 외로운 싸움을 채찍질하고 때로는 엄하게 질책하면서도, 늘 뒤에 든든히 버티고 서 있는 존재입니다.”바로 그 ‘기자’의 호명, ‘선배’의 호명에 정성으로 답하라. <문화방송>후배 기자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표하라. 그를 지금까지 키워준 <문화방송>을 지켜라.더 무엇을 망설이는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셈인가? 더 늦기 전에 결단을 촉구한다. 기자 김재철이 명예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다. 손석춘 2020gil@hanmail.net* 이 글은 ’손석춘의 새로운 사회’ 오마이뉴스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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