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는 세금은 적당한 것인가

By | 2010-03-18T16:54:55+00:00 2010.03.18.|

지난해 심각한 경기침체로 국민들은 고용과 소득이 줄면서 생활고를 감수해야 했고 그 상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실업자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임금도 2월 기준으로 협약임금 인상률이 3.7%로 조금 올라가기는 했지만 한국노총이 요구한 9.5%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전망한 경제성장률 5%와도 거리가 멀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삼성전자가 순이익 10조원을 넘기는 등 경기침체 와중에서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과 대만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유리했던 환율효과나 정부의 소비세제 지원혜택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노동자들이 임금삭감 등을 감수하며 고통을 떠안았던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단위 노동비용은 1분기에서 3분기까지 연속으로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3분기 연속 단위 노동비용이 감소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국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가 컸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이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우선 세금을 합당하게 내고 있는지 살펴보자.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주요 기업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법인세 부담액은 1조2천억원이다. 언론에서는 비금융기업 가운데 법인세 납부액이 1위라면서 삼성전자의 법인세 기여도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과연 그런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세전순이익 규모는 10조8천억원이었다. 법인세 비율이 11%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3%다. 각종 감면 혜택을 받아서 실제 명목 세율의 절반 정도밖에 내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포스코는 3조6천억원의 수익을 올려 5천800억원의 세금을 냈다. 16% 법인세 비율인 것인데 이와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율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위기로 필요수요가 급증한 각종 사회안전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수십조 원의 재정적자를 이어 가고 있는 마당에 대기업들의 법인세 기여도는 법정 세율을 한참 밑돌고 있는 것이다. 3월은 대부분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와 현금배당이 있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들이 올린 수익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현금배당액은 얼마나 될까. 한국거래소가 공시한 자료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2009년도 현금배당을 1조1천800억원으로 책정했다. 물론 금액으로 볼 때 업계 1위이면서 동시에 법인세와 맞먹는 규모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40%가 넘으므로 이 비율만큼 외국인에게 지급될 것이다. 주주에게 배당을 주는 것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현실에서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은 줄이고 국가에 내는 세금도 10% 남짓 비율밖에 되지 않는 것과 너무도 선명하게 대조가 된다. 차라리 수익이 나서 배당을 하는 경우는 나을 것이다. 2009년도 현금배당을 결정한 830개 기업 중에서 수익은 고사하고 적자를 낸 기업이 45개사나 된다. 이를 테면 현대상선은 8천억원의 손실이 났지만 771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던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주요 대기업들이 파산위기에 직면하자 이들은 국민들에게 이른바 ‘고통 분담’을 주장하면서 대규모 감원과 정리해고를 정당화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똑같은 논리를 국민이 아닌 대기업들이 감당해야 한다. 실업과 소득감소로 생계 위협에 몰려 있는 국민을 위해 대기업들이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수익률 상승 추세에 맞춰 임금상승을 해야 하며 하청기업의 납품단가를 올려 줘야 한다. 사내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해야 하며 노동시간을 단축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침 대기업들의 대표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액면 그대로라면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고용창출을 위한 행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노동 유연화부터 요구하고 있으니, 약속이 제대로 시행될지 걱정이 앞선다.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매일노동뉴스 2010년 3월18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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