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734조원시대, ‘국민 금융안전망’이 시급하다.

By | 2010-03-10T13:01:16+00:00 2010.03.10.|

지난해 말까지 우리 가계가 진 빚이 734조원이다. 신용카드 결제로 상품을 구입한 금액(신용판매)을 빼더라도 700조원에 육박한다.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 2 년 동안만 103조원이 늘었고 소득이 줄었던 지난해에도 45조원이 증가했다. “최근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채, 특히 가계 부채의 문제”라고 진단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무겁게 들리는 이유다.우리 가정의 부채 부담이 심각하다는 가장 상징적 지표는 가계가 소비 지출에 쓸 수 있는 자금, 즉 가처분 소득과 비교한 부채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143%를 넘었는데 이는 일본의 110%는 물론이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터진 미국보다 높은 비율이다. 국민이 1년 반 쓸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동원해야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특히 현재 고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 상황능력이 취약해지고 있는 반면, 앞으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이자 비용부담은 더 커질 수 있는 조건이어서 가계 부채는 더 커 보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거품이 꺼지지 않은 주택가격이 불안정하게 될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한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이 다시 증폭되어 신용경색이 확대되는 외부 충격이 가해진다면 가계부채 부실위험은 갑자기 높아질 수 있다.그러나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주택가격 안정세, 낮은 담보인정 비율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은행권의 상환압력 증가 및 이에 따른 가계 채무상환부담 급증 우려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그것이다. 연체율도 1%미만으로 낮다는 것도 정부가 낙관적 판단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대란 직전이었던 2001년 말 신용카드 연체율이 당시에 가장 낮았던 2.5%전후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낮은 연체율이 향후의 가계 부채의 안정성을 말해주지는 않는다.어쩌다가 우리 가계의 부채 부담이 이토록 심각할 정도로 팽창하게 된 것일까. 사실 우리 가정이 저축을 늘리기보다는 부채를 끌어 소비를 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150조 원에 불과했던 가계 대출이 외환위기를 겪은 후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는 국민들에게는 고용불안과 그로 인한 소득 불안을 구조화시켰다. 동시에 금융회사들은 기업에 대한 자금 중개기능 보다는 수익률이 좋은 ‘소매영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계 대출이 풀릴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그 결과 10년 전인 1999년에 192조 원 이었던 가계 대출이 신용카드 대란을 겪은 2003년에 421조 원으로 2배 이상 폭등하고, 부동산 거품이 과열되었던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600조 원에 근접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다시 100조원이 늘어서 10년 전에 비해 가계 부채가 무려 3.5배가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민들의 소득은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기준으로 1.7배 밖에 늘지 않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소득이 늘지 않는 가운데 부채를 동원하여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에 투입하고 생활자금으로 쓰는 차입경제가 지속되었던 것이고, 그 사이 가계의 저축은 줄고 부채는 늘었으며 동시에 금융회사의 수익도 비례해서 늘었던 것이다.가계 부채 700조 원 시대가 되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가정이 이자비용 부담과 원금 상환 부담에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지금도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융채무 불이행자(과거 신용불량자)와 816만 명에 이르는 저 신용자(금융 소외자)들은 그나마 금리가 낮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어 40% 이상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대부업이나 사금융업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신세다.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미소금융 정책을 들고 나왔지만 아직 그 혜택 범위는 1천명도 되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금융안전망이라고 하면 주로 금융 공급자인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을 보호하는 대책들이었고 금융회사들의 거래 공간인 금융시장의 안전성에 치우쳤을 뿐, 금융 소비자들인 국민들과 가계로 하여금 금융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하려는 대책은 대단히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0년 오늘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 금융안전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진보정치 2010년 3월 8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1 개 댓글

  1. portoce 2010년 3월 13일 at 2:23 오후 - Reply

    제가 아마 한 州의 후작이라면 이런 정책을 사용했을 겁니다.
    한가구당 또는 개인당 천만원 정도의 가상 화폐제도를 주고, 세금 마일리지로 까는 방법이죠. 실제 한국은 대부분의 상품이나 활동에 부가세 10%가 붙습니다.
    현금영수증을 카드 활성이나 탈세를 막으려면 좀더 화끈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주정부와 중앙정부 세금 체계와 연동해야 할 겁니다.
    아마 이것을 1%로 포인트를 준다고해도, 개인당 한달에 만원은 까일 겁니다.
    가족들의 소비의 경우 이보다는 더 높을 겁니다.
    기업의 경우는 룸싸롱이나 이런 접대비도 반드시 이걸로 정산하게 해서 대출금을 까게 유도해야 검은돈도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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