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지도를 보면 용산구 가운데가 텅비어 있다. 주소는 있다. 용산동1가, 용산동3가,용산동4가, 5가, 6가 지도에만 나오는 주소이다. 번지수도 없다. 미군부대가 위치해 있는데 80만평이 넘는 땅위에 미군들이 무얼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이곳의 주소는 용산구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사서함 몇 호라든가? 미군들의 편지에는 주소가 그렇게 되어있다고 한다.용산은 미군부대자리에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기 때문에 개발로 들썩이고 있는데 예전부터 이런 저런 사건 사고가 많은 곳이다. 이태원살인사건과 미군의 포르말린 한강유출사건(괴물)은 영화 제작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다. 작년 1월에 발생하여 올해 초에 장례를 치룬 용산참사는 부끄러운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얼마 전에는 1500억 호화청사와 비리로 징역을 산 구청 공무원의 국가유공자 지정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고 가장 최근에는 모델하우스 불과 구청장 개인차량을 공무원이 7년간 세차한 일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재정형편은 상위 5위, 사회복지예산은 하위 5위용산은 재개발 뉴타운 지역이 아닌 곳을 짚어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선지 용산구 행정의 중심에는 개발이 있다. 한마디로 서민복지는 형편없다.용산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5위권 안에 들 정도로, 비록 인구가 적어 재정규모는 타구에 비해 적을지 몰라도 재정안정도가 높은 편이다.그런데, 1천5백억 들어 호화청사를 지을 정도니 서민들 예산도 충분하고 탄탄하게 편성했을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최근에 용산연대에서 분석한 용산구 예산 자료에 의하면 용산구 2010년 사회복지 예산은 2009년 대비 14억 가량 감소되었다.부자동네(구)는 복지예산도 많은 게 당연한데 용산의 복지는 타구에 비교해 보아도 열악하다. 용산연대 손종필 대표는 “용산구 사회복지 예산은 서울에서 하위 5위안에 들 정도로 인색하다”고 지적했다.올해 삭감된 복지예산을 살펴보자. 보육관련 예산은 전년도 대비 9억6천만 원이 줄었는데 보육시설운영지원보조금이 6억가량 축소되었고 보육시설 확충 및 기능보강보조금이 2억3천만원가량 감소하였다. 노동복지부문에서는 9억4천만원 가량이 감소하였는데 공공근로 예산이 전년도 15억에서 절반으로 축소하였다.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공공근로 예산5억9천만원이나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이명박 정부들어 토건예산은 확대되고 있지만 부자감세의 여파로 자치단체의 사회복지예산이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수십조를 들여서 용산을 개발해겠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주민들의 행복한 삶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용산구 호화청사에 건설회사 간판을개발업자와 부동산 투기꾼들에게 용산은 좋은 먹잇감을 제공하고 있다. 재개발이 되면 원주민 정착률이 평균 17.1%밖에 안된다고 한다.7년간 공무원이 개인 차량을 세차해줘도 몰랐다고 발뺌하는 구청장, 모델하우스 불 때문에 수십명 쪽방주민이 경로당에 대피해 있어도 코빼기도 안비치는 구청장, 호화청사 유리외벽을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거짓말하는 구청장은 어느 구의 구청장일까? 세입자들을 죽음의 망루로 오르도록 강요한 그의 구청장 임기도 이제 얼마 후면 막을 내린다.서민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용산구는 누구를 위하여 어떤 행복을 추구할 것인가? 호화청사 유리창에 ‘00건설’사 간판을 큼지막하게 달면 어울리겠다는 뜬끔 없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