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상한제와 등록금 인상 발표의 관계

By | 2010-02-03T16:11:13+00:00 2010.02.03.|

국회에서 등록금 상한제를 포함한 고등교육법이 개정된 이후, 그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대학 등록금과 관련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개정되기 전에는 등록금 동결 여부를 고심하던 대학들이, 다른 대학들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일부 대학에서 동결을 선언했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이 동결되는 것을 보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하는 법이 통과되자, 그 판도는 바뀌었다. 연세대(2.5%)를 시작으로, 눈치를 보던 대학들이 서서히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강대(3.34%), 한국외대(3.19%), 숭실대(4.8%), 홍익대(2.8%) 등 주요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선언했다. 마치 눈치를 보다가, ‘명분’이 생기니, 잘 됐다 싶어 처리해버린 듯 싶다. 그렇다면, 새롭게 개정된 ‘등록금 상한제’가 어떤 명분을 주었을까? 한 대학 기획처장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대학의 경쟁력과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폭이나마 등록금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지난 3년간의 평균 물가상승률인 3.3%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년간의 평균 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하기로 한‘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를 잘(?) 지킨 경우이다. 법 통과 시기와 등록금 인상 발표시기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한 ‘상한제’가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부추겼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우연일까? 그러니까, 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는 등록금을 인상해도 된다는 법이 개정되자마자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소폭(?) 인상을 단행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우려가 되었던 부분이다. 학생 단체와 여러 시민사회 단체에서 제안했던 ‘등록금 상한제’는 인상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고액의 등록금액을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가계 소득에 맞게 상한하자는 것이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앞으로 대학들은 법적으로, 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는 등록금을 올려도 된다는 명분을 획득(?)한 것이다. 여기서, 얼마 전 파장을 일으켰던 고려대 총장과 대통령의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대학교육협의회 신임 총장으로 내정된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교육의 질에 비해 대학 등록금이 싼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등록금이 싼 데가 없다’고 발언했다. 등록금이 싸다는 인식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얼마 후,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 그런데 너무 싸면 대학 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이 발언들은 일맥상통하다.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싼 편이기 때문에,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 그러면 교육의 질도 높아진다는 공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정말로 싼 편인가? 그리고 등록금과 교육의 질이 연관 있는 것인가? 이 물음에는 답을 달리한다. 그것은 혼자만이 아니라 본다. 등록금과 교육의 질은 아주 약관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말이다.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원인 대학과 500만원인 대학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것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또 연간 등록금 천만원 때문에, 휴학?자퇴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하는 현실에서 등록금이 싸다는 말이 맞는가? 그리고, 이런 현실에서 등록금을 올려도 된다는 것을 법으로 명시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식을 바꿔야 한다. 등록금이 싸다는 인식, 대학들마다 적립급을 수천억원을 쌓아 놓은 채 등록금으로만 수입을 충당한다는 인식, 법으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사립대학 재단들이 전입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 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 등록금을 올려도 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등록금 전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울산청년실업극복센터 정책부장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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